전문가들 일침.."기저질환자가 맞아도 사망 안 해야 독감백신"

2020. 10. 26. 10: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25일 오후 기준 48명
26일부터 만 62~69세 무료 접종 시작
방역당국 "백신과 사망 간의 인과성 낮아"
"접종 이익이 부작용보다 커..접종 당부"
전문가들, 시기·인원 등 '템포 조절' 촉구
"마스크·치료제 있어 지켜보고 맞아도 돼"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망자가 연일 증가해 시민 사이 불안이 감돌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정성이 검증된 후’ 접종을 하거나 접종 인원, 속도 등에 있어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감염병 전문가들은 빠르게 진행 중인 독감 백신 접종의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주까진 (독감 백신의 안정성을)지켜보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다”라며 “독감은 마스크를 잘 쓰면 유행을 안 해 일주일 (접종이)늦는다고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이 선택해야 할 문제지만 불안감이 분명히 있는 상태에서, 지금처럼 안정화가 안 된 상태에서 맞으라고 했다가 만약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나”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기저질환자가 맞아도 아무 증상이 없어야 하는 게 독감 백신”이라며 “기저질환자라 연관성이 없다면 사망하면 안 된다. 백신에 문제가 있다면 맞지 않고 개인 위생을 지키고, 독감이 걸렸다 싶으면 바로 타미플루(치료제)를 먹고 치료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주말까지 사망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젊은 사람들이나 13~18세 고등학생도 꼭 (독감 백신을)맞을 필요는 없다”며 “마스크를 쓰면 독감이 잘 안 걸리고 타미플루로 치료도 가능하다. 젊은 층은 걸려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 고위험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고령자들은 다르다. 독감도 그렇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역시 고령자는 고위험군”이라며 “독감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진 않지만 (코로나19로)오인되는 걸 막아줄 순 있다. 고령자는 (독감 백신을)맞아야 하는 게 맞지만 지금처럼 몰아치기로 하루에 100명씩 빽빽하게 하지 말고, 하루 30명 정도로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지난 25일 오후 1시 기준 전날보다 12명이 늘어난 48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2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80대 이상 18명 ▷60대 미만 5명 ▷60대 2명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최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늘어나자 지난 23~24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예방접종전문위) 회의를 열어 사망자들의 사인을 분석했다. 이후 예방접종전문위는 사망자 26명의 사인 검토 결과, 접종과 인과 관계가 매우 낮아 특정 백신을 재검정하거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독감 백신 접종과 관련해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정부 당국자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예방접종전문위가 현재까지 검토한 26건의 사망 사례는 시간적 근접성이나 기저질환, 부검에서 모두 예방 접종과 인과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절 독감은 국내에서만 매년 3000여 명이 사망하는 위험한 감염병으로, 접종의 이익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만 62~69세를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행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25일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들께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정부 결정에 따라 예방접종에 계속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은경 질병청장은 독감 백신 접종과 관련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수준이 예년보다 낮고, 유행 시기는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맞아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