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로나 통제 않을 것"..바이든 "패배의 백기 흔든 것"
[경향신문]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는 (감염병)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백신과 치료제, 기타 완화 조치를 갖는다는 사실을 통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을철을 맞아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너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통제 포기’를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행정부가 대유행을 통제하려는 노력조차 포기했다”면서 “패배의 백기를 흔든 것”이라고 비난했다.
메도스 실장의 발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마크 쇼트 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최측근 참모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됐음에도 각 지역을 순회하며 선거 유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펜스 부통령은 단순히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고 있다”면서 “부통령이든 누구든 필수인력은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도스 실장은 왜 감염병 대유행을 통제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왜냐하면 그것은 독감 같은 전염성 있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그것을 봉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것으로 인해 죽지 않도록 해주는 치료제, 백신 등 적절한 완화 조치가 있음을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사실상 미국 전체를 격리하고, 경제를 봉쇄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격리 등의 조치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한계가 있고 치료제·백신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는 취지였지만 ‘감염병 통제 포기’로 해석되면서 후폭풍을 일으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메도스 비서실장은 충격적이게도 이 행정부가 대유행을 통제하려는 노력조차 포기했고, 미국인을 보호하려는 기본적인 의무조자 포기했음을 시인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것은 메도스의 실언이 아니고 이 위기의 시작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무엇이었는지를 솔직히 인정한 것”이라면서 “(바이러스에) 패배했다는 백기를 흔들면서 그것을 무시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를 희망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우리는 모두 통제하고 있다”면서 “지도자로서 우리는 확산을 막기 위해 옳은 일을 하는 모범을 보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쓰기와 물리적 거리두기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신규환자는 지난 23일 8만4244명으로 집계돼 지난 7월 기록했던 하루 최대 발병 기록을 갈아치웠다. 24일에도 7만9852명으로 집계되는 등 재확산 추세가 뚜렷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선거전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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