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더팩트

[TF기획-'인구절벽 부산'④<끝>] 전문가에게 듣는 '부산 대개조' 해법

조탁만, 김신은 입력 2020. 10. 27. 07:22 수정 2020. 10. 27. 13:55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2019년 9월 5일 청년 도시재생사 양성 출범식 모습. /부산시 제공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은 조만간 타 도시에 그 자리를 내 줄 전망이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청년이 떠나면서 자연스레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는 빨라지고 있다. 한때 400만을 자랑하던 부산 인구는 급기야 340만 명 이하로 감소했다. 암울한 부산 인구절벽의 실태와 대책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청년유출·저출산·고령화’…"일자리 창출이 근본적인 해답"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부산에서 살면 좋겠다. 지금 버는 돈을 부산에서 벌수만 있다면 서울에서 살 필요가 없다. 가족이 있고, 바다가 있는 부산이 좋다. (하지만)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 선택의 폭, 이런 부분에서 부산보다 서울이 훨씬 낫다."

지난 9월 22~26일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부산시가 마련한 ‘온라인 부산 청년 주간’ 행사 때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졸업 에세이’에 나온 한 청년의 인터뷰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뭉클함을 자아냈다.

청년 역외 유출은 부산 인구 감소와 직결될 만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 역시 ‘부산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자리 창출’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인구절벽 부산'을 해결하기 위한 ‘부산 대개조’ 해법을 주제로 ‘비대면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부산시에서 전혜숙 여성가족국 국장, 김기환 성장전략국 국장, 신제호 복지건강국 국장과 유동철 부산복지개발원 원장, 김경수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정희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 등 총 6명이 참여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혜숙 부산시 여성가족국 국장, 김기환 부산시 성장전략국 국장, 신제호 부산시 복지건강국 국장, 유동철 부산복지개발원 원장, 김경수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정희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

- 부산 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나?

유동철 : 인구 정책에 특단의 대책은 없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양의 탈가족화, 아빠의 재가족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회가 ‘부양 자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 인구정책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경수 : 현실적으로 부산시 차원의 인구 감소를 막는 대책은 매우 제한적이다. 인구 감소는 곧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사회구조를 바꾸는 차원으로 접근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1990년 수도권의 인천시와 경기도 인구는 각각 181만, 615만이었고 현재는 각각 294만, 1338만으로 지난 30년간 830만 명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인구증가 규모와 동일한 수준이다. 즉, 30년간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수도권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근본 원인은 ‘일자리 부족’인 만큼 이를 해소해야만 한다.

김기환 : 신공항 건설, 2030 엑스포 유치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함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또 청년들이 참여하고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역사와 문화가 있는 다양한 '부산국제관광도시 육성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 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청년 지역활동가 육성과 청년 일자리사업 발굴(로컬크리에터 양성, 소셜벤처 육성) 등 외형적 일자리 창출사업 외에 청년들의 주거, 생활복지, 문화전반에 걸친 종합 대책을 추진하고 더 나아가 청년들이 주체가 돼 사회혁신을 이룰 수 있는 청년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부산은 청년 역외 유출이 많다. 막을 해법이 있나.

김기환 :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와 지역에 존재하는 기업 간 미스매칭 문제가 심각하다. 제조업·서비스업 등 영세한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청년인구를 유출하는 주원인으로 보인다. 청년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관건이며,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는 정책을 통해 쉽게 해소하기 힘든 만큼 민간 경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기업 유치도 중요하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대기업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근로복지, 워라벨 실현, 수평적 기업문화, 기업인지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중소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을 강소중견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육성책과 함께 신산업 육성에 중점 투자해야 한다.

유동철 : 청년들이 부산에서 일자리를 찾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에 양질의 청년 교육을 담당할 기관들을 만들어야 한다. 이 교육기관들은 청년들에게 무료 또는 저렴하게 교육을 제공하고 일정 기간 부산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급 인력을 활용할 기업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부산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만약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메가시티'가 구축된다면 이런 정책의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김경수 : 청년층의 유출은 수도권 중심의 국가 정책에 기인한다. 모든 정책이 수도권 시각으로 수십 년간 진행돼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해법이 없다. 수도권은 이제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도까지 확대돼 있다. 신규 사업은 비수도권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법인세 차등제 등 획기적인 정부정책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

얼마 전 SK반도체의 사업 확장 경우에도 수도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즉, 인구 감소 지역에 따른 법인세 차등제과 같은 정책이 시행되는 게 ‘일자리 창출’의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

- 부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중장기적인 해법을 설명해 달라.

전혜숙 : 부산의 출생아수 저하는 직접적으로 영유아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관련 시설의 폐원(교)과 가속화되는 고령화 등과 맞물려 지역의 성장잠재력 약화, 인구감소, 지방소멸 우려로 대두되고 있다.

올해 말 발표 예정인 정부의 제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과 함께 지역실정에 맞는 5개년(2021~2025년) 부산시 저출산종합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 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근본적 변화, 성 평등 부산으로의 질적 체질 개선 등을 통해 '함께 일하고 다 같이 키우는 행복 부산'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각 부서와 협력해 대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문정희 : 고용 불안으로 인한 양육부담으로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가 그 원인이다. 고용 불안으로 젊은 여성 인구는 혼인연령과 출산연령이 자연스레 상승하게 된다. 또 젊은 여성의 경우 일을 통한 자아실현과 생애 계획 등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은 결혼·출산으로 자유와 권리가 제한되는 구조다.

이는 다시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지게 된다. 즉, 기업의 일·가정양립제도 활용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주택가격과 사교육비 상승, 가족 내 가사육아분담 불평등 등 여러 문제를 풀어야만 한다.

유동철 : 유럽에선 엄마의 부양책임을 줄이고 ‘아빠 육아휴가 의무화’ 등 아빠의 양육 책임을 명시화했다. 사회가 ‘부양 자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식으로 인구정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부산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기장군의 경우 모든 신생아 가족에 돌보미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양육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김경수 :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일수록 저출산율이 심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너무 치열한 경쟁사회 환경이 조성된 탓에 젊은 층이 결혼을 하기가 쉽지 않아 결국 저출산율이 높아진다. 이런 현상은 대도시에서 라이프 스타일 변화, 1인 가구 증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의 촘촘한 대안이 필요하다.

- 부산 초고령화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 있다면.

신제호 : 초고령 사회가 도래하면서 여러 사회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노인빈곤층 확대, 독거노인 증가, 노인성 질환 보유자 증가 등 돌봄 수요가 높아지고 이에 따른 국가 재정 부담이 가중된다. 이러한 초고령사회 문제는 노인복지제도만을 가지고 해결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고령화를 부정적 문제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경험이 축적된 인적 자원으로 봐야 한다. 어르신들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활용, 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끔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전체 시민들 모두가 살기 편한 생활 속 걷기 좋은 동네, 편리한 주거,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 여가시설 확대 등의 고령친화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이처럼 고령친화도시 조성은 노인복지정책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세대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같이 해결해야 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수이다. 고령인력을 활용한 지역의 생산성 증대대책 등 제도 마련을 위해 민관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

유동철 : 고령화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고령화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특히 부산은 관광휴양 도시이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살려야 한다. 부산을 고령친화도시로 만들어 노인들이 생활하기 편한 도시로 만든 다음 이들이 노후(연금)소득을 지역에서 소비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소비 생활에 따른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노인의 특성 중 하나인 의료서비스업을 체계적으로 성장시켜 노인들이 휴양하고 요양하면서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헬스’,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등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수 : 초고령화사회 문제는 곧 청년층의 문제이다. 부산의 고령화율이 높은 것은 20~30대 청년층의 타지역 전출로 인한 탓이 크다. 문제는 젊은층을 유인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젊은층이 지역에 정착하고 또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을 꾸준하게 펼쳐야 한다.

hcmedia@tf.co.kr

저작권자 ⓒ 특종에 강한 더팩트 & tf.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