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료계가 막는 구충제 암치료, 노정희 남편 병원엔 버젓이..

선정민 기자 2020. 10. 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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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 선관위원장 후보자 남편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 소개된 항암요법 중 하나/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

중앙선관위원장 후보자인 노정희 대법관의 남편 이모(58)씨가 운영중인 요양병원이 ‘산삼약침’ ‘기공수련’ ‘구충제 성분’ 등 최근 논란이 제기된 요법을 포함한 암 환자 치료 요법을 홈페이지에 소개하며 상당한 매출을 올린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노 후보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의학 박사인 노 후보자 남편은 경기도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원 운영을 통해 2019년에 매출 57억원, 당기순익 5억7000만원을 거뒀다. 2018년은 매출 39억9000만원에 당기순익 3억4000만원이었다. 노 후보자는 지난해 말(10억6000만원) 대비 올해 9월 말 재산(25억5000만원)이 15억원 가량 증가한데 대해 “부동산 매각과 배우자의 요양병원 사업 수익이 늘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서범수 의원실이 노 후보자 남편이 운영중인 요양병원 홈페이지에 소개된 항암 치료 요법들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의료계와 정부 기관 등이 반대하는 요법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요양병원 홈페이지의 ‘한의학치료’ 란에는 ‘산삼약침’을 소개하면서 효능에 대해 “기운을 크게 보충해주고 진액이 마른 것을 다시 회복해준다”며 “혈액성분이 제대로의 경로를 잘 지켜 균형을 이루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돼 있다.

산삼약침은 추출 성분이 포함된 수액을 혈관을 통해 주입하는 것으로 최근 방송 검증 프로그램 등에서 효능 성분이 없다며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또 대법원이 작년 6월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검증부터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이씨 요양병원이 어떤 성분의 산삼약침제를 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 최근 논란이 커진 ‘구충제 암 치료’와 관련해서도 이씨 요양병원 홈페이지는 ’12가지 천연물로 이루어진 대사치료 처방'이라며 그 성분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이 처방에 대해 “암대사치료 처방 중 하나로 최근 많이 알려진 구충제의 암치료 원리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천연물 포함”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최근 구충제에 대해 “암환자가 절대 복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고, 대한의사협회도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안됐다”고 했다. 국립암센터도 “구충제 임상시험은 가치조차 없다”고 했다.

또 홈페이지에는 ‘멀티이온아이저 물’ ‘기공수련’ 등의 암치료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입원 암 환자의 경우 월 400만~700만원 수준 비용에 산삼약침 등을 추가하면 월 1000만원 가량 들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서 의원 측은 “암치료를 위한 일부 계통에서 효과가 있을 수 있겠으나,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기관에 문의해본 결과로는 효능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다만 이씨 요양병원은 전문의들을 고용해 양방 요법 등도 병행하고 있다. 이씨는 20여년간 한의원을 운영하다가 지난 2017년 요양병원을 열었다. 노 후보자는 27일 청문회에서 “요양병원 운영은 남편의 평생 꿈이었다”고 했다.

서범수 의원은 “암환자에 대한 치료의 경우 의료진의 사회적, 도덕적 책임과 함께 사회적 안전장치도 필요하다”며 “암환자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는 것인데, 대법원과 식약처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문제가 많다고 한 요법 치료 등을 받기 위해 저렇게 고비용을 들이는 것은 사회적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19.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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