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MD, '스텔스 전투기 반도체' 만든 자일링스 인수
특수목적 반도체 기술 확보.."인텔 경쟁자로 급부상"
화웨이가 트럼프 봉쇄전 자일링스 칩 확보에 비상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경쟁업체인 자일링스(Xilinx)를 인수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AMD가 이날 350억 달러(약 39조4000억원)에 자일링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출신인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기업의 CEO를 맡고 빅터 펭 자일링스 CEO는 자일링스 사업과 전략 성장을 지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대금은 현금 대신 AMD 주식으로 결제된다. 자일링스 주주가 한 주를 제출하면, AMD 주식 1.7234주를 받는 방식이다. 자일링스 주식은 주당 143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25일 종가에 비해 25%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
화웨이가 자일링스 칩 필사적으로 확보
인수합병(M&A)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두 회사 주주는 물론 중국을 포함한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자일링스는 군사적으로 민감한 '특수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자일링스는 캘리포니아 세너제이에 본사를 두고 '용도에 따라 설계를 바꿀 수 있는 반도체(FPGA)'를 만들고 있다. 이 반도체는 미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에도 사용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화웨이가 미국 반도체 수입을 제한할 때 첫손으로 꼽힌 대상이 자일링스 칩이었다. 화웨이가 반도체 봉쇄 조치 전에 필사적으로 판매 대리점이나 거래처를 통해 대리 구매하는 방법으로 자일링스 칩을 사들인 이유다. 일본 닛케이는 화웨이가 자일링스 칩 2년치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자일링스의 최근 시장 가치는 260억 달러(약 29조원) 안팎이다.
━
데이터 칩 시장에서 인텔과 정면승부
AMD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PC를 비롯해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용 콘솔에 대한 수요가 치솟으면서 주가가 지난해 대비 89%가량 오르는 등 막대한 반사이익을 누렸다. AMD의 시장 가치는 1000억 달러(115조원)를 웃돌고 있다.
AMD의 자일링스 인수로 업계에서는 AMD가 데이터센터 칩 시장에서 프로세서 분야 최강자인 인텔과 치열한 경쟁이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할 경우 인텔을 상대로 한 경쟁력을 배가하는 한편 급성장하는 통신 및 방위 산업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사 수 CEO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매우 강해 자일링스 제품군의 채택을 가속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자일링스가 강해 AMD 제품의 시장 진출을 가속할 분야도 있다”고 말했다.
정혜정·강남규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문 대통령이 왜 여기서? 청와대, 트럼프가 때린 '틱톡'에 계정팠다
- 독감백신 탓 아니라고? 장애인 된 남자의 6년 싸움
- 권력형 비리가 검사 게이트로…사기꾼·법무부 '추악한 거래'
- 이재용의 '실용' 철학…직접 몰고온 팰리세이드는 중고차였다
- "한국 '살인말벌'이 왜 여기서"···공포에 빠진 미국 '007급 소탕전'(영상)
- [단독] '부인계좌' 쓰면서 "돈없다"...직원 월급 안준 베스트셀러 저자
- 총들고 다니는 ‘프라우드 트럼프’···이번엔 ‘샤이 바이든’ 많다
- 中 대사관 간 김병주, 한미동맹 구호 "같이 갑시다" 건배사
- F-35B 착륙하면 갑판 1000℃···‘열받는 경항모’ 대책 찾아라
- 김하니 "윤건영이 작성한 회의자료 등 결정적 증거 檢에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