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년전 창녕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서 장신구 다량 출토

임동근 2020. 10. 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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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관 등 피장자 착용 장신구 일체 발견..순장자 추정 치아·다리뼈도 확인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 석곽 내 피장자 장신구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약 1천500년 전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에서 장신구가 다량 출토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금까지 한 번도 도굴되지 않았던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 63호분에서 금동관 등 다량의 장신구가 피장자에 부착됐던 상태대로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비화가야는 창녕을 거점으로 삼은 가야 세력이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비화가야 최고 지배자 묘역으로, 목마산과 화왕산 기슭에 조성돼 있다.

특히 5세기 후반부터 6세기 전반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63호분은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 있는 무덤 250여기 가운데 아직까지 유일하게 도굴 흔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63호분 및 주변 고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이곳 고분군 중에서 미정비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11월 39호분 봉토에 가려져 있었던 63호분의 매장주체부(시신 안치하는 곳)를 열었으며, 올해 본격적인 조사를 통해 매장 당시 피장자를 장식했던 장신구 일체를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금동관을 비롯해 금동 드리개(늘어뜨린 장식) 및 막대장식, 금으로 만든 굵은고리귀걸이 1쌍, 남색 유리구슬을 3∼4줄로 엮어 만든 목걸이, 은반지, 은허리띠 등이 출토됐다. 다만 신발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소는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 고분 중 머리에서 허리 부분까지 매장 당시 착장했던 유물이 제 위치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금동관과 관모 추정 직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소에 따르면 금동관은 높이 약 21.5㎝로 맨 아래에 너비 약 3㎝의 관테(관을 쓸 수 있게 만든 띠)가 있고, 그 위에 3단의 나뭇가지 모양 세움장식 3개가 있다. 관테 아래 양쪽에는 곱은옥과 금동구슬로 제작한 장식을 늘어뜨렸고, 관테 양 측면에는 원통형 금동막대 장식이 있다. 세움장식 밑면에는 관모(冠帽, 모자)로 추정되는 직물의 흔적도 남아 있다.

전체 너비 45㎝의 은허리띠에서는 은으로 장식한 작은 칼 2개와 띠끝의 장식이 확인됐다. 또 오른손에서 1개, 왼손에서 3개의 은반지가 나왔고, 피장자의 오른 팔뚝 부분에서는 팔찌로 추정되는 원형 금판에 연결된 곱은옥과 주황색 구슬들이 확인됐다.

금귀걸이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유물이 출토된 63호분의 석곽은 길이 640㎝, 너비 130㎝, 깊이 190㎝ 규모로, 피장자는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양숙자 학예연구실장은 "피장자 주변에서 나무 재질 흔적과 꺾쇠들이 확인돼 상자형 목관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굵은고리귀걸이가 발견되고, 큰 칼을 착장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이 무덤의 주인은 여성일 가능성이 높으며, 발견된 꺾쇠 위치를 통해 관의 크기를 추정했을 때 키는 155cm 정도였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63호분 석곽 내 유물 노출 모습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피장자의 머리 위쪽에는 토기 및 철제 유물을 함께 묻은 부장공간(길이 190㎝, 너비 130㎝)이, 피장자의 발치 아래쪽에서는 바닥이 약 40㎝ 정도 낮은 순장용으로 추정되는 공간(길이 220㎝, 너비 130㎝)이 확인됐다.

양 연구실장은 "치아 및 다리뼈 일부 등 인골이 발견된 위치와 매장상태를 봤을 때 순장용으로 추정되는 공간에는 두 명이 안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곳곳에서 꺾쇠가 다량 확인돼 순장자도 목관에 안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금동제 가는 고리 1점, 항아리 2점, 쇠도끼 2점, 쇠낫 1점도 출토됐다.

조사 지역 전경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까지 비화가야 지역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진행된 약탈 및 도굴로 인해 당시 지배계층의 상징물이었던 금동관의 조각과 장신구만 확인돼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로 비화가야 무덤의 축조기법과 장송 의례를 이해하고,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나타나는 비화가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다음 달 5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를 통해 발굴 당시 녹화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온라인 발굴조사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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