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얼굴보며 "특검 수용하라"..시작도 끝도 '라임·옵티 특검'

주호영 원내대표 "잘못된 것을 깨뜨리고 바로잡자는 것"
김종인, 특검 불수용 항의 사전 간담 불참..의원들, 피켓 들고 구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1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2021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28일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끝까지 '라임·옵티머스' 특검 관철에 초점을 맞추고 대여 공세를 이어 나갔다.

포문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열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잘못된 것을 깨뜨리고 바로잡자는 사자성어 '파사현정' 차원에서 특검을 관철하려는 것이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야당일 때 얼마나 특검을 많이 요구했느냐"며 "민주당이 특검을 거부하면 할수록 나중에는 진즉에 했어야 할 거라는 후회를 할 것으로 보는데, 아무리 대나무를 빽빽하게 심어도 물이 지나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출범하는 데까지 최소 3개월은 걸려 '시간끌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3개월까지 걸릴 수가 없다"며 "여러 차례 해본 경험이 있기에 특별검사만 선임되면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곧이어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라임·옵티머스 특검' 관철을 촉구하는 의원들의 강력한 주문이 이어졌다.

검사 출신으로 초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연단에 처음으로 올라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왜 대놓고 사기 사건인지, 따라서 특검이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해 검찰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옵티머스 상품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돈을 끌어모은 것인데, 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란 것은 한 기업이 공공기관의 공사를 해주고 대금 받을 채권이 있을 때 그 채권을 대신 사겠단 것"이라며 "일종의 채권양도로 공공기관의 승낙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라임도 비슷한데, 라임은 예를 들어 인삼농사에 투자하면 3개월 뒤에 수익을 내주겠다고 하고 자금을 끌어모았는데 인삼이란 것이 6~7년 농사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렇듯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의 본질은 금융상품이 될 수 없는 것을 사모펀드 형식을 빌려 공모한 것이며 금감원과 금융위도 이를 모르지 않는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측근 특검, 철도공사 사할린 특검, 이용호게이트 특검 모두 접대받고 권력층의 비호가 있었단 의혹만으로 시작한 특검"이라며 "지금 라임과 옵티머스 특검은 권력 핵심부의 실명이 언급되는 만큼 한 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이뤄져 피눈물을 흘리는 저 피해자들과 국민의 원한,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피켓 항의를 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기업인 출신 이영 의원도 연단에 올라 "어떠한 땀과 노력도 없이 세 치 혀와 인맥으로 수천억원을 착복한 사건이 사모펀드 금융사기 사건"이라며 "돈 한 푼 안 들이고 무자본 M&A(인수·합병)라는 쓰레기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이 일구지도 않은 회사를 인수하고 주가를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번은 사고일 수 있고, 두 번은 우연일 수도 있지만, 세 번은 계획된 사고"라며 "이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특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특검 관철 의지를 행동으로 보였다. 김은혜 당 대변인은 시정연설을 앞두고 예정된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간 사전 간담에 김 위원장이 참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특검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로텐더홀에 모여 문 대통령이 국회로 들어서는 순간 '나라가 왜 이래', '이게 나라냐'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특검법 수용" 등의 구호를 외쳤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