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유관순 열사는 사진 속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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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유관순 열사가 색 바랜 흑백사진 속에 있을까?" 댕기 머리, 한복 차림의 여학생 47명이 1915년 7월 어느 날, 충남 공주의 벽돌로 지은 현대식 건물 공주학교(명선여학당)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민정희 충남역사박물관장은 "당시 단체사진 촬영은 큰 행사여서 재학생 전원이 참석했을 것이다. 유 열사는 집이 천안이어서 기숙사에서 생활했을 것이므로 결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 열사가 사진 속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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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공주여학교 단체사진 발굴 전시
유관순 열사 재학 중이던 시기와 겹쳐
사진전 열고 있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유 열사 추정인물 있지만 확정 어려워"
“어린 유관순 열사가 색 바랜 흑백사진 속에 있을까?” 댕기 머리, 한복 차림의 여학생 47명이 1915년 7월 어느 날, 충남 공주의 벽돌로 지은 현대식 건물 공주학교(명선여학당)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다양한 나이대 학생들 행색은 수수하지만, 눈빛은 100년이 지났어도 똘망똘망하다. 제일 뒷줄에는 선생님 세분도 자리하고 있다. 독립지사인 이규갑·이애라 부부와 감리교 여성해외선교사회 소속으로 공주학교를 세운 앨리스 샤프(한국 이름 사애리시, 1871~1972)다.
이 단체사진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한 임연철 박사가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에서 발견한 사진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들에는 샤프 선교사 부부가 주로 활동한 충남 공주의 백년 전 모습들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남편인 로버트 샤프(1872~1906) 선교사는 1905년 공주에 명설학교(영명중·고 전신)를 설립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은 28일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전을 열어 임 박사가 발견한 사진을 전시했다.
공개된 120여장의 사진 가운데 이 단체사진에 눈길이 머무는 이유는 여학생들 가운데 어린 유관순 열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1902년 태어난 유 열사는 1914년 공주영명학교에 입학해 공부했다. 사진이 촬영된 1915년은 유 열사가 이 학교에 재학하던 시기다. 유 열사는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에 편입한다.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입학과 이화학당 편입을 추천한 이가 바로 앨리스 샤프 선교사다.
민정희 충남역사박물관장은 “당시 단체사진 촬영은 큰 행사여서 재학생 전원이 참석했을 것이다. 유 열사는 집이 천안이어서 기숙사에서 생활했을 것이므로 결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 열사가 사진 속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앞에서 세번째 줄, 오른쪽 세번째 여학생이 유 열사의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유관순 열사 연구가와 전문가들도 수형복을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사진 속 여학생들의 얼굴을 대조한 뒤 ‘추정 인물은 있으나 확정해 공개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10대 중반에는 얼굴과 체형 변화가 커서 사진만으로 특정 인물을 지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누구나 마스크를 착용하면 사진특별전과 함께 열리는 국화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드는 대로 드루대에 연구진을 파견해 유 열사의 흔적을 찾고 근대 충남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추가로 찾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진전에는 근대 충남의 도청 소재지였던 공주의 중심지와 시장, 생활상 등 옛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도 전시돼 공주시민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임연철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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