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근무 환경"..롯데택배 거제센터 가보니
[KBS 창원]
[앵커]
코로나19 확산 뒤 비대면 물품 구입으로 택배 물량이 많이 늘어났지만, 택배기사들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나빠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어제부터 롯데택배 기사 250여 명이 파업에 들어갔는데요,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윤경재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택배기사 30여 명이 매일 오전 물건을 싣고 내리는 경남 거제의 롯데택배 물류센터입니다.
많게는 하루 만여 개의 배송 물품이 들어와 한 사람이 최대 500~600개를 실어갑니다.
자동 분류 시설이 없어 기사들이 일일이 물품 주소를 확인해 자신의 차량에 실어야 합니다.
공간이 좁아 비가 오는 날엔 물품이 비에 젖기 일쑤입니다.
화장실에는 배수시설이 없는 변기가 설치돼있고, 냉방이나 난방기구를 놓을 공간조차 없습니다.
[정성운/택배기사 : "바깥이기 때문에 냉·난방 시설도 전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화장실도 차마 보여드리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고…."]
임금 문제도 심각합니다.
거제 물류센터 기사들의 경우 2017년 946원이던 건당 배달 수수료가 지난해 85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경남 거제는 섬 지역이 많은데도 도심지로 분류돼 수수료가 낮게 책정됐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에 따른 배송 물량 증가로 롯데택배의 영업이익은 늘어났지만, 기사들은 건당 수수료가 떨어져, 하루 최대 16시간 넘게 일하고도 벌이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유병수/택배연대노조 거제롯데지회 교육선전부장 : "물량 늘어났다고 수수료를 깎으면 100개 배송하나 150개 배송하나 돈은 똑같고 업무 강도는 더 세진다는 이 말이죠."]
서울과 경기, 광주와 울산 등 전국에서 이번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는 250여 명, 대부분 지역 센터의 노동 환경이 이렇게 열악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롯데택배는 지난해 배송단가를 건당 최소 920원 수준으로 올렸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물품 분류 인력 배치와 상하차비·페널티 폐지를 약속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그래픽:박정민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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