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통금 반대 시위, 배후는 마피아
지난 23일 이탈리아 나폴리 시내에서는 야간 통행금지 및 영업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로 자유가 제한되고 생계에 지장을 받는다며 분노했다.
이날 200여 대의 스쿠터를 탄 사내들이 시위대 뒤를 따라가다가 사전에 약속된 손짓을 한 뒤 경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나폴리 검찰이 ‘스쿠터 무리’를 조사해보니 시위가 폭력적으로 전개되도록 사전에 마피아가 동원한 사람들이었다고 일간지 일마티노가 보도했다.
시위는 이 지역 대표적인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가 주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탈리아 4대 마피아 중 하나인 카모라는 17세기에 결성됐으며 조직 구성원이 약 70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마약 판매, 패션, 건설, 폐기물 처리 등에 걸쳐 문어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에 방해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살인을 서슴지 않아 악명이 높다.
이날 이후 나폴리뿐 아니라 로마, 밀라노, 토리노 등에서는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마피아들이 배후에서 극우주의자들과 함께 시위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집회에서 시위대는 화염병, 폭죽을 던지며 경찰을 위협했다. 일부는 명품 가게를 약탈했다.
마피아가 방역 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는 야간 통행금지와 식당·술집의 오후 6시 이후 영업금지 조치가 사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피아들은 마약 판매가 주된 수입원이다. 밤에 유흥업소가 문을 닫으면 마약을 흡입하거나 사러 나오는 사람들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언론은 현재 상태로는 마피아의 마약 판매 매출이 최대 6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피아들이 직영하는 술집·나이트클럽도 매출 타격을 입는다. 나폴리 시위에서는 업소 종업원 형상을 한 마네킹과 관이 등장했다. 생계가 위협받는다는 퍼포먼스다.
이탈리아에서는 27일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2만199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로는 코로나 발병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 사망자는 221명으로 지난 5월 15일(242명) 이후 5개월 만에 200명 선을 넘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일부 지역에 추가 봉쇄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윌터 리치아르디 보건부 선임자문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밀라노와 나폴리 두 도시를 콕 찍어 봉쇄령을 내리는 것 외에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두 도시는 지역 주민들의 방역 조치 반대 수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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