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카드 없는 국민의힘, 안철수만 본다
외부인에 유리하게 조정 계획
중진들도 영입 의견 잇단 피력
[경향신문]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당의 명운이 걸렸지만, 안 대표 외에 뚜렷한 흥행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은 절대 안 나간다”고 했던 안 대표도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최대한 높일 방침이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든다면 일반 여론조사 비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 한 위원은 29일 “현행 일반국민 50%, 당원 50%인 여론조사 비율을 7 대 3 혹은 8 대 2까지 조정하는 데 위원 대다수가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안 대표 같은 외부인사도 충분히 당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당내 중진의원 사이에서도 안 대표를 보다 적극 끌어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중진의원들은 지난 28일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과 오찬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께 안 대표를 좀 더 존중해야 한다고 건의해달라”고 말했다. 4선의 김기현 의원이 최근 안 대표와 회동하는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안 대표의 접촉도 잦아지고 있다. 당내 중진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안 대표와 만나볼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그는 지난 26일 경선준비위원들과 오찬을 하며 “최상용 전 주일대사가 전화를 걸어와서 ‘안 대표를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살펴보면 어떻겠나’라고 하더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대사는 안 대표 후원회장을 지냈다. 김 위원장과도 오래 교분을 나눈 사이다. 김 위원장이 그간 안 대표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도 마음에 꼭 드는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고, 결국 안 대표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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