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의 6·25 왜곡에 화난 캐나다 "나치 침공 기리자는 격"

김은중 기자 2020. 10. 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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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내 親中 단체, 위챗서 6·25 왜곡
500명 전사한 캐나다 조야 들끓어

6·25 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국이 ‘북한의 남침’이라는 역사적 진실을 시험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도 중국발(發) 역사 왜곡에 들끓고 있다. 2만6000명을 파병한 캐나다 조야(朝野)에선 “중국의 6·25 참전을 기리는 건 나치의 폴란드 침공을 기리는 것과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에린 오툴 캐나다 보수당 대표 트위터

에린 오툴(Erin O’Toole) 캐나다 보수당 대표는 30일 트위터에서 “나는 한국 전쟁에서 캐나다와 모든 동맹 국가들이 치른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 희생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대한민국이라는 열매를 맺었다”고 했다.

현지 일간지 ‘더 글로브 앤 메일’ 등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는 최근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일부 친중(親中) 단체들이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내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 위챗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6·25 전쟁 참전을 미화하는 목소리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23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해방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기립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친중 성향 단체들은 “70년 전 중국 인민해방군이 한국(북한)과 함께 싸워 침략을 막아냈고, 주도권을 잡아 승리를 거두었다” “이 위대한 승리를 기록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냉전적인 사고(cold war mentality)” “미국 비행기가 먼저 북한을 습격했다”며 전쟁 발발의 원인을 미국에서 찾는 듯한 루머도 퍼뜨리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북한의 남침’이라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인정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왜곡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캐나다 조야는 들끓고 있다. 캐나다는 6·25 전쟁 당시 2만6000명을 파견했고 516명이 전사(戰死)했다. 1951년 4월 서울로 진격하는 중공군을 막은 ‘가평 전투’에서 특히 손실이 컸다. 캘거리대의 역사학자로 한국 전쟁에 관한 책도 집필한 데이비드 버쿠선 교수는 “한국 전쟁 당시 중국의 역할을 찬양하는 것은 마치 1939년 독일 나치가 폴란드를 침공한 것을 기리는 것과 똑같은 말”이라고 했다.

한인 출신인 연아 마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상원의원. /오종찬 기자

서울에서 태어난 한인(韓人) 출신 연아 마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상원의원은 “중국의 역할을 극찬하는 모든 발언이 너무나도 쇼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3일 ‘항미원조 7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 전쟁을 두고 “제국주의자 침략에 대한 싸움”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치적 캠페인”이라고도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KTV 캡처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올해 6월 한국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기념 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2만7000명의 캐나다 용사들이 이역만리로 떠나, 500명은 고향을 밟지 못했다”며 “그들의 희생은 한국이 평화로운 국가가 될 수 있게 도와줬다. 오늘 우리는 그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최근 한국 내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계기로 6·25 역사 왜곡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남침을 부정하는 명백한 역사 왜곡이 있은 지 7일이 지나도록 외교부는 논평 하나 내지 않고 있다. 기자들과 야당 의원들 질문에 구두로 “한국전쟁 발발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라고 밝힌 것이 전부고, 중국 측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 제기는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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