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수준의 수돗물 공급?..현장 전문가 '태부족'

허지영 입력 2020. 10. 3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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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수돗물 유충 속보 오늘도 이어갑니다.

제주도는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삼다수 수준의 수돗물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정작 수돗물 안전을 맡은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강정 정수장입니다.

정화 과정을 일부 생략하고, 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여과지를 한 달에 한 번꼴로 세척하는 등 운영상의 문제가 속속 드러났는데, 전문 인력 부족이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수도법에 따르면 모든 정수장에선 '정수시설 운영관리사'를 일정 인원 이상 의무 배치해야 합니다.

응집제를 얼마나 사용하는 게 효과적일지, 역세척을 며칠 간격으로 할지 등 수질 관리를 책임지는데 전문 지식수준에 따라 1급부터 3급까지 나뉩니다.

하지만 강정 정수장에서 일하는 운영관리사는 필수 인원인 4명보다 1명이 적었습니다.

제주 전체로 확대해보면 더 심각합니다.

도내 17개 정수장에 필요한 운영관리사는 모두 48명.

하지만 지난해 기준 배치 인원은 필요 인원의 절반도 안 되는 20명에 불과하고, 최소 8명 이상 배치됐어야 하는 1급 운영관리사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구자용/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대한상하수도학회장 : "현장에서 여러 가지 수질 데이터 등을 보면서 판단해서 오퍼레이션을(정수장 관리를) 직접 하시는데. (운영관리사가 부족하면) 사고 발생은 확률은 당연히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부는 법에 명시된 인원만큼 운영관리사를 배치해야 하는 건 맞지만, 아직 처벌 규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처벌 규정을 신설하고,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역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운영관리사 신규 채용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내부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법이 개정되면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그래픽:김민수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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