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스텔스기 F-35, 중동 내 '친미 감별사' 역할 맡나 [박수찬의 軍]
하지만 지난 8월 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와 평화협정(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하면서 미국이 걸프 지역 아랍국가에 F-35를 비롯한 첨단 무기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35를 확보하는 것이 중동 내 ‘친미 국가 인증’을 의미하는 시대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과 손잡았으니 F-35는 받아야”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한 UAE는 미국이 중동에서는 유일하게 이스라엘에만 판매한 F-35를 평화협정의 대가로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외면했다는 이슬람권의 비판을 무릅쓰고 이스라엘과 손잡은 만큼 미국의 첨단 전략무기 F-35는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F-35를 UAE에 공급한다면 이란과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걸프 국가들도 F-35를 보유하게 되는 물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아랍국가에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는 만큼 수교의 대가로 UAE와 같은 수준의 이익을 제공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질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아랍국가에 첨단무기 판매를 자제해왔다. 이스라엘은 F-35를 공급받았으나, 다른 아랍국가들은 전자장비 등이 개량된 F-15를 비싼 값에 들여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가까워지고 미국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면 F-35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걸프 지역에서 가장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했지만 스텔스 전투기를 갖고 있지 못한 이란에 맞설 수 있는 비대칭무기를 손에 넣게 된다.
미국은 중동 내 무기 판매 확대와 더불어 이란과 맞서고 있는 이슬람 수니파 아랍국가들을 ‘친미’로 묶어둘 수 있다. 이스라엘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보장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국방장관이 최근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능력을 높여주고 질적인 군사적 우위를 유지해 주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무기가 UAE에 판매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UAE를 비롯한 걸프 지역 국가들이 F-35 구매에 성공한다 해도 실제로 도입해서 전력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군사적 효과는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2014년 9월 40대의 F-35A 도입을 승인한 한국은 현재까지 24대를 반입했으며, 내년까지 모두 전력화될 예정이다. 도입 승인에서 전력화까지 7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는 ‘스텔스 블록’에 참여한다는 정치적 의미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터키 등은 F-35 확보 어려울 듯
걸프 지역 아랍국가 모두가 F-35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동 내 대표적인 부국인 카타르는 F-35 구매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외신들은 카타르가 F-35를 구매하겠다는 뜻을 미국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UAE에 F-35 판매를 고려하자 구매 의향을 전한 것이다.
카타르는 2017년 F-15QA 36대를 120억 달러(12조8000억 원)에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군사기지를 제공하면서 고가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 중동에서 친미 국가로 분류될만한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카타르의 F-35 도입은 UAE와 달리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카타르는 이스라엘 및 미국의 앙숙인 이란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이스라엘과 수시로 무력충돌을 빚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우호적이다.
중동 친미 진영의 핵심인 사우디는 카타르와 단교할 정도로 관계가 좋지 않다. 카타르의 F-35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그럼에도 터키가 S-400 도입을 강행하자 F-35의 터키 판매를 금지했다. 터키는 “미국이 이중잣대를 사용하고 있다”며 반발했지만, 미국은 군용 헬기 엔진 부품 등의 터키 수출 허가를 늦추는 등 압박의 고삐를 조이고 있어 터키가 향후에도 F-35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100인분 예약 후 당일 ‘노쇼’, 음식 버리며 울컥”…장애인체육회 결국 보상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15살’ 오유진 지독하게 괴롭힌 60대 男, 결국 집행유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