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특파원리포트] 태국 또 유전무죄?..음주 사망사고 낸 재벌 2세 풀려나

김원장 2020. 10. 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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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에도 그랬다.

음주 후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 경찰을 숨지게 한 28살의 재벌 3세(보라윳, 당시 28세, 레드불그룹 창업자의 손자)는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운전자는 아라카윈 태차불로 태국의 한 유명기업 오너의 아들이다.

그러자 갑자기 경찰과 법원은 입장을 바꿔 보라윳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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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에도 그랬다. 음주 후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 경찰을 숨지게 한 28살의 재벌 3세(보라윳, 당시 28세, 레드불그룹 창업자의 손자)는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지금 해외에서 잘 살고 있다. 방콕에서 그런데 또 비슷한 사고가 났다. 그야말로 데자뷰다.

지난 22일 새벽 4시, 방콕 도심 한복판 아속(Asok)에서 BMW차량이 어묵 상인을 치었다. 49살의 어묵 상인은 현장에서 숨졌다. 차량은 크게 부서졌다. 운전자는 아라카윈 태차불로 태국의 한 유명기업 오너의 아들이다. 그는 신고없이 현장을 달아났다. 그리고 오후 4시에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자백했다. 그는 10만 바트(360만원 가량)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가해운전자 아라카윈은 재벌 2세면서 현직 경찰 간부다. 사고로 크게 부서진 그의 BMW차량,태국 부유층들은 비싼 자동차 번호판을 직접 구입한다.


아라카윈은 나르코틱스지방경찰서 마약단속국의 현직 간부다. 사고 직전 우연히(?) 그의 차량을 따라오던 부하 경찰이 그를 태우고 달아났다. 해당 경찰은 사고현장을 목격하고도 가해자를 도주시켰지만, 아직 어떤 혐의도 받지 않고 있다.

사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라카윈의 혈중 알콜농도와 마약 성분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사고 12시간이 지나 음주검사가 어렵다는 보도가 나온다.

아라카윈은 2년전 한 유명 여배우와 스캔들이 나면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아라카윈의 아버지 아피차이는 'JC 케빈'이라는 거대한 개발회사의 소유주다. 이 회사는 아난타라 방콕 호텔, 사톤 헤리티지 레지던스 콘도, 시암 파라곤의 시그너 사시 레스토랑 등 태국 유명 명소를 다수 소유하고 있다. 아피차이는 또한 태국의 현직 하원 의원이다.

가해운전자 아라카윈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람보르기니 차량. 음주사고로 경찰을 치어 숨지게 한 보라윳이 탄 차량도 페라리였다. 태국 부유층 젊은이들은 유행처럼 수퍼카를 소유한다. 사진 아라카윈의 페이스북 발췌.


8년 전 레드불그룹의 3세 보라윳도 그랬다. 경찰을 치어 숨지게 했지만 집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사고 뒤 불안해서 술을 마셨다는 그의 말을 믿어줬다. 구속없이 풀려났다. 보라윳은 가족의 여객기로 해외로 도주했다. 이후 보라윳 친구들의 페이스북에서 아부다비의 F1경주를 보거나, 홋카이도에서 스노우보드를 타거나, 런던에서 프리미어리그를 관람하는 그의 사진이 올라왔다.

아라카윈은 음주운전 혐의를 빼고, 과실치사와 뺑소니혐의를 받고 있다. 최고 10년 형이 가능하다. 한 현지 신문은 이번 사고야 말로 태국에서 부유한 사람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보도했다(This is an excellent opportunity to show that prison is for the rich as well as the poor).

참, 8년째 해외에 있는 보라윳은 다시 인터폴 수배 명단에 올랐다.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슬그머니 불기소 방침을 발표하자, 태국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갑자기 경찰과 법원은 입장을 바꿔 보라윳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그의 혈액에서 마약성분이 발견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부실수사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도 꾸려졌다. 하지만 보라윳이 해외에서 검거돼 올 것라고 믿는 태국사람은 거의 없다. 태국의 감옥은 여전히 부자들에게 낯선 곳이다.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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