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공병상 82%..의대 정원 50% 증원
[앵커]
지난 8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했죠.
정부의 정책이 '의료 사회주의'라는 공격까지 등장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오늘(31일) 9시 뉴스에서는 이 공공의료와 관련한 여러 쟁점들, 깊이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공공의료의 모범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나라, 독일의 사정을 취재했습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의사 4,400명, 병상 3,000개로 유럽 최대 규모 대학병원인 샤리테, 운영비 대부분이 베를린 주정부에서 나옵니다.
독일 병원 중 주정부가 지원하는 공립병원, 종교·복지재단 등이 운영하는 공익병원을 합치면 전체의 63.2%를 차지합니다.
병상 수로 계산하면 81.8%로 더욱 늘어납니다.
그만큼 병원의 공공성 수준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독일의 의사 수는 인구 천 명당 4.3명, OECD 평균 3.5명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의사 부족 사태를 우려합니다.
현재 60세 이상 의사 비율이 20% 이상이어서, 의사 5명 중 1명은 몇 년 내로 은퇴하기 때문입니다.
2009년 51.9세였던 의사 평균 나이는 지난해 54.3세로 증가했습니다.
여기에다 매해 3천 명 가량의 의사들이 근무 조건에 만족하지 못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있어, 현재 외국인 의사 5만여 명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독일 집권 여당은 현재 만 명인 의대생 정원을 50%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를 반깁니다.
[한스-외르크 프레제/독일의사노조 '마부르거 분트' 홍보부장 : "1990년 독일 통일 전 (서독지역 대학) 의대 신입생 정원이 약 만 명이었습니다. 지금도 같은 수준입니다."]
도시와 지방 격차도 심각합니다.
베를린과 함부르크, 뮌헨 등 대도시일수록 의사 수가 많고, 농촌 지역으로 갈수록 의사 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의대 졸업생의 10%를 지방에서 10년 동안 일하도록 하는 지방의사 할당제가 현재 7개 주에서 시행 중입니다.
[한스-외르크 프레제/독일의사노조 '마부르거 분트' 홍보부장 : "(지방의)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좋은 조건의 자리여야 하고, 학교와 어린이집도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응급 진료체계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습니다.
코로나 초기 독일의 집중치료 병상은 인구 10만 명당 34개로, 스페인, 이탈리아보다 3~4배 많았습니다.
여기에다 긴급히 추가 확보한 병상 덕분에 3월부터 유럽에 무서운 속도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당시 비교적 사망자 수를 적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우베 얀센스/독일 집중치료·응급의학 협회장 : "병원들이 추가로 마련한 집중병상 1개당 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원했습니다."]
의료의 공공화에는 막대한 예산이 뒤따릅니다.
독일의 보건비 지출은 GDP의 11.2%, 유럽연합 국가 중 최고 수준입니다.
또, 독일은 대학 수업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의대 정원 확대에는 그만큼 국민 세금이 들어갑니다.
국민적 이해와 합의가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입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김지훈
유광석 기자 (ksy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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