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내년 말까지 유행"..거리두기 5단계, 방역·경제 두 토끼 잡을까

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 2020. 11.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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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 대비해 거리두기 방식 개편..전국적 유행 전까지 소상공인에 숨통
백신 개발 전까지는 살얼음 걷기..대규모 감염 잦으면 방역성공 장담 못해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 = 방역당국이 오는 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서 5단계로 확대 개편한다. 이번 조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거리두기 격상 기준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 지역별로 차등을 두고, 관리 대상인 다중이용시설을 현행 3층 구조에서 2층으로 단순화한 것도 서민경제에 주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읽힌다.

◇경제 잃으면 K방역 '절반의 성공'…백신 개발 전까지 코로나 장기전

대규모 진단검사와 발 빠른 역학조사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한 K방역은 방역 측면에선 전 세계 모범으로 봐도 손색이 없지만, 경제적 관점에서는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PC방과 노래방 등이 연쇄적으로 폐업하는 등 타격도 적지 않았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적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강화된 거리두기를 전개했다. 고위험 또는 중위험 시설은 문을 닫거나 영업 활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억제했다. 방역 효과는 매번 확인됐지만, 생업이 끊긴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는 경제적인 타격을 받았다. 일용직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안의 주된 초점은 방역과 경제, 달리 말하면 생활과 방역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는 방역을 위해 경제를 희생할 수 없다는 정부 고민이 읽히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오는 7일부터 현행 3단계로 구성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5단계로 세분화하고, 일주일 단위로 국내발생 일일 확진자 현황을 집계한 뒤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기로 했다. 전국적인 유행 단계로 볼 수 있는 2.5단계 이전까지는 가급적 지자체 중심의 방역이 이뤄진다. 그 이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전국적인 대응이 이뤄지게 된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기준으로 권역별 중증환자 병상 여력 및 주간 유행 양상을 핵심 지표로 삼았다. 주요 지표는 Δ주평균 60대 이상 확진자 수 Δ중증환자 병상수용능력 Δ역학조사 역량 Δ감염재생산 지수 Δ집단감염 발생 양상 Δ감염경로 조사중 사례 비율 Δ방역망 내 관리비율 등이다.

정부는 코로나19가 2021년 연말까지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2021년 추석연휴 전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두 차례나 백신을 접종해야 하고,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2021년 상황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박능후 1차장은 이번 거리두기 개편안이 코로나19 장기전을 대비하는 성격도 포함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최소한 2021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까지 코로나19 위기가 계속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제는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대응을 평가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거리두기 3단계를 더욱 세분화하고 권역별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생활 속 방역이 가장 중요하며, 현재 사회경제적 활동을 재개하면서 국내발생 환자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거리두기는 이미 5단계" 지적도…국민 피로감 이미 '위험 수위'

방역당국이 거리두기를 3단게에서 5단계로 세분화한 조치가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는 비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기 위해 5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전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자 사실상의 거리두기 2.5단계를 전개했다. 당시 수도권 내 식당과 카페, 제과점 등은 오후 9시 이후 포장과 배달 형태로만 영업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음식·음료 섭취를 금지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할 때도 수도권은 1.5단계에 준하는 방역 기준을 적용했다. 이미 거리두기는 5단계 방식이었고, 오는 7일부터 이를 명문화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은 물론 의료진 피로도가 위험 수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거리두기 1단계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실내는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는 항상 착용해야 한다. 500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와 모임도 금지한다.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수록 그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고, 3단계 때는 전국적 셧다운(shutdown) 상황에 돌입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코로나19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5월과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담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국민 피로감은 더욱 치솟을 수 있다. 의료체계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규모 감염을 예방하는 선제적 방역에 거리두기 지속 가능성이 달린 셈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과 겨울철에는 환경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거리두기를 세분화했지만 언제 어디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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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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