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진실은 못가둬"..배웅·야유 교차 속 '4평 독방' 재수감

서미선 기자 2020. 11. 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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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출발 53분만에 중앙지검 거쳐 동부구치소 도착
머그샷 찍고 수의 환복후 수감..교도소 이감 미정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횡령·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79)이 2일 측근들의 배웅과 진보성향 유튜버의 야유를 받으며 '4평 독방'에 재수감됐다.

지난 2월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석방된 뒤 251일만에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다시 입감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7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검정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출발해 1시59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취재진 노출을 피한 그는 신원확인과 형집행고지 등 절차를 마친 뒤, 검찰이 제공하는 검정 그랜저로 갈아타고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구치소에 도착한 건 자택 출발 53분 만인 오후 2시40분께였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전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란 메시지를 남겼다고 그의 변호인 강훈 변호사는 밝혔다.

이날 정오부터 이 전 대통령 자택으로 모여든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은 오후 1시30분께 그를 배웅했다. 이은재 전 의원, 김문수 전 지사, 맹형규 전 장관, 정병국 전 의원, 권성동 의원, 이동관 전 언론특보, 유인촌 전 장관이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배웅온 측근들에게 "너무 걱정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며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했다.

경찰과 취재진만 몰렸던 중앙지검과 달리 이 전 대통령 자택 앞과 동부구치소 앞은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 및 반대파들로 가득 찼다.

자택 앞에 진보성향 단체 동해일출선봉대와 유튜버들은 이 전 대통령 수감을 환영한다는 현수막과 화환 리본을 설치했다. 반면 보수성향 유튜버들은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 석방하라'는 내용의 피켓(손팻말)을 자택 앞에 설치했다.

동부구치소 앞엔 시민단체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가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지지자 20여명은 구치소 앞에서 '대법원은 청와대 하청업체, 이명박 대통령은 무죄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1년가량 수감됐던 곳이다. 성동구치소에서 확장 이전해 2017년 개소한 곳으로 전국 구치소 중 가장 신식 시설로 꼽힌다.

통상 구치소 입소대상자는 신분확인과 신체검사, 소지품 영치, 일명 '머그샷'인 수용기록부 사진촬영 등 절차를 거친 뒤 수인번호가 새겨진 수의로 갈아입고 구치소 내 생활안내 등을 받고, 세면도구와 모포 등을 수령한다. 이 전 대통령도 일반 재소자와 같은 절차를 밟아 수감될 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전 대통령 수감구역은 동부구치소가 결정하는데, 전직 대통령 예우 등을 고려해 앞서와 같이 최상층인 12층 독거실이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하면 전담 교도관이 지정될 전망이다.

독거실은 화장실 포함 13.07㎡(3.95평)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 독거실(10.08㎡, 3.05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거울, 청소용품 등이 구비돼있다.

이 전 대통령은 매 끼니를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음식으로 해결해야 하고, 식사 뒤 스스로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판결이 확정된 기결수로 분류돼 미결수 때와 달리 변호인 접견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일반 접견의 경우도 미결수는 1일 1회 가능하나, 기결수는 분류 기준에 따라 최다 1일 1회, 최소 1주 1회로 제한된다. 결수에 따른 경비처우급 분류는 형이 확정된 이후 검사를 통해 결정된다.

기결수는 보통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이감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전례를 따라 이감 없이 잔여 형기를 살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남은 수형기간은 16년 정도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되지 않을 경우 95세인 2036년 형기를 마친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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