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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걸고 秋장관 비판, 사실상 90% 동참" 들끓는 검찰

허경구 입력 2020. 11. 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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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들이 지난달 29일부터 나흘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검찰 개혁의 진의를 묻고 있는 '인터넷 연판' 사태는 각 일선 검찰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해 있다.

연판 사태의 주축이 묵묵히 일하던 형사부 공판부의 검사들이라는 사실, 비판적 글을 게재한 평검사에게 가한 태도를 추 장관이 되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추 장관은 평검사들의 연판 사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한 것 이외에는 법무부 내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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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들이 지난달 29일부터 나흘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검찰 개혁의 진의를 묻고 있는 ‘인터넷 연판’ 사태는 각 일선 검찰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해 있다. 일부 검찰청에서는 2일 간부회의 도중 평검사들의 실명 댓글 행렬이 언급됐다. 수뇌부가 “검사들의 뜻에 깊이 공감한다”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힌 곳도 있었다고 한다.

추 장관을 향한 비판에 동참한 검사들의 숫자는 이날 300명에 가까워졌다. 전체 검사의 숫자가 2200여명임을 고려하면 비판 여론의 비중은 여전히 10% 남짓이다. 다만 이 비중을 마냥 낮은 수치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 많다. 여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검찰 조직의 보수적 특성, 평검사들의 ‘순수성’을 훼손할까봐 나서지 않은 물밑 여론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검사 사회에서의 ‘드러난 10%’는 ‘사실상의 90%’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판에 참여한 한 평검사도 “결재에 관여하는 간부급, 고검에 배치된 인사들을 제외하고 따져 보면 숫자가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명 댓글을 남기지 않은 이들 중에는 역효과를 우려한 이들도 있다고 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일개 평검사의 진언에 대해서도 과거 행적을 문제시하는데, 수사 이력이 많은 이들은 동조하고 싶더라도 논란을 우려해 조심스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검사와의 대화’ 토론회를 들어 평검사들에 비해 간부들의 비판 참여도가 낮은 상황을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TV로 생중계될 토론임을 고려해 경험과 언변이 있는 부부장급 검사들을 섞어 내보내는 방안도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평검사들이 “순수한 목소리가 훼손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평검사 10명으로만 참석 인원이 꾸려졌었다.

검사들은 자신들을 향한 냉정한 시선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커밍아웃’을 한 반발 검사들의 사표를 수리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32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외부에 화를 내기보다 자성부터 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자른다면 잘려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는 검사들도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이들은 “올바른 검찰 개혁을 위해 함께 답을 찾자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검사들의 연판 사태는 ‘개혁의 완수’를 본인의 사명이라 강조해온 추 장관으로서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는 지적이 많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취임하며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껍질을 쪼아야 한다는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인용했었다. 외부의 결단 이외에도 검찰 내부의 호응이 병행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장관은 그간 형사부와 공판부를 강화하겠다고 했고, 상명하복식 검찰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연판 사태의 주축이 묵묵히 일하던 형사부 공판부의 검사들이라는 사실, 비판적 글을 게재한 평검사에게 가한 태도를 추 장관이 되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추 장관은 평검사들의 연판 사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한 것 이외에는 법무부 내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은 휴가를 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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