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균 음이온' 마스크 측정해보니 방사선 '라돈'

강민우 기자 2020. 11. 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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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 적발은 '0건'

<앵커>

2년 전 저희는 '라돈침대'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몸에 좋은 음이온이 나온다는 매트리스에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었던 것인데 지금도 이런 음이온 제품들이 팔리고 있고, 심지어 우리가 매일 코와 입에 밀착해 쓰는 마스크 일부 제품에서까지 라돈이 검출된 것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다양한 기능성 마스크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

몸에 좋은 음이온을 낸다는 제품이 눈에 띕니다.

음이온을 방출하는 기능 물질을 마스크에 넣어 항균·항취 기능이 있다고 광고합니다.

명백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위반입니다.

라돈 사태 후 개정된 법은 이른바 '음이온' 제품을 만들기 위한 원료 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몸에 좋다고 광고하는 것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음이온이 나온다는 마스크들을 직접 주문해 관련 연구소에 정밀 측정을 의뢰했습니다.

시작부터 측정 기기에서 심상치 않은 경보 소리가 납니다.

[박경북/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 : (원래 바로 소리가 나는 건가요?) 경보음 간격이 짧은 건 그만큼 농도가 높다는 뜻이죠.]

측정 결과 라돈의 한 종류인 토론만 1천700베크렐이 넘습니다.

실내 라돈 권고치가 148베크렐 이하임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치.

코로나바이러스 피하려다 라돈을 들이마시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박경북/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장 : 많이 충격적입니다. 2년 전에 라돈침대 사건 때 발생했던 매트리스에서 가장 높게 나왔던 수치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호흡기에 직접 닿는 마스크인 만큼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백도명/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발생원이 결국은 코앞에 바로 있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내부 기관지, 폐로 바로 들어가는 내부피폭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라돈이 뿜어져 나오는 마스크를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적발, 처벌한 건 지난해 법 개정 이후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원안위는 아직 적발 건수가 없을 뿐 음이온 효과를 광고하는 제품 다수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광고 중단 등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작년 라돈침대 보도 후 유사과학으로 판명 난 '음이온' 제품들이 국민 건강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는 만큼 주무부처의 강력한 단속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최대웅, 영상편집 : 소지혜)

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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