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능' 고군분투 고3.."핼러윈발 확진자 늘까 걱정"

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2020. 11. 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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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터질 때마다 조마조마..학교서 확진자 나오면 비난 받기도
가림막·마스크 등 변수에 적응 훈련도.."밖에도 안나가고 건강관리"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달여 앞둔 2일 대구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2020.1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 "핼러윈데이 때 인파가 몰린 사진을 보고 가슴이 꽉 막혔어요. 확진자가 늘어서 시험 보는 데 영향을 주진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고3은 원래 힘들다는데 올해는 유독 그런 것 같아서 속상해요."

서울 강남구 한 고등학교 3학년 정모양(18)은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오는 12월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30일 앞둔 심경을 묻자 여러 번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등교·원격수업 병행 등 일련의 사태를 겪은 정양은 "대입을 앞두고 모든 걸 쏟아내야 하는 신분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재학 중인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온 일도 정양에게는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정양의 학교에서는 지난 8월 3학년 1명이 확진돼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학생들은 2주간 자가격리하는 일이 있었다.

정양은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없었지만 확진된 친구를 비난하는 일이 있어 마음이 아팠다"며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도 아닌데 그 친구를 욕하는 걸 보면서 '고3은 대학 가기 위해 사는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서글펐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도 수능에 응시할 수 있다. 확진자는 입원 중인 병원·생활치료시설에서, 자가격리자는 따로 마련된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식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응시는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수능은 당일 컨디션이 중요한 만큼 요즘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건강관리'가 최우선 과제다.

서울 서대문구 한 고등학교 3학년 손모양(18)은 평소 잔병치레가 잦아 걱정이라고 했다. 몸이 좋지 않아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지난달 27일 치러진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도 치르지 못했다.

손양은 "근처 학교에서도 고3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학원에 가는 것도 조심스럽다"며 "컨디션 조절도 실력이라고 하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불안하고 떨린다"고 털어놨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1일 앞둔 2일 오전 대전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2020.11.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달라진 시험장 풍경도 수험생들에게는 압박감을 주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올해 모든 수능 시험장 책상에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는 전면 칸막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가뜩이나 작은 책상이 칸막이 때문에 더 좁아졌다.

여기에 모든 수험생은 시험을 마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방역을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로 느낄 수 있다.

강원 원주 한 고등학교 3학년 조모군(18)은 "수학 영역을 100분 동안 집중해서 풀면 원래도 머리가 지끈지끈한데 마스크까지 끼려니 답답한 게 사실"이라며 "토요일마다 학교에서 '모의 수능'을 보는데 어느새 마스크가 턱까지 내려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림막이 있으면 시험지를 펼치는 것도 어렵고 틈새에 끼이는 경우도 있어서 아예 접어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마스크와 가림막 모두 미리 적응하지 않으면 수능 날 당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논술·면접·실기 등 대학별고사도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큰 상황이다. 특히 수능은 확진·자가격리 여부와 관계없이 응시할 수 있지만, 대학별고사는 확진자의 응시는 제한되고 자가격리자 응시도 각 대학의 판단에 맡긴 상황이라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전 유성구 거주 고등학교 3학년 박모양(18)은 "12월에 면접이 있는데 아직까지 자가격리자 참여 가능 여부에 대해 안내가 없다"며 "만에 하나 자가격리자가 될 수 있으니까 학교 갈 때 외에는 외출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에는 부디 교육부와 대학이 더 나은 정책과 여건을 마련해서 수험생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고 수능과 대학별고사에 응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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