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마저..한국에 오면 돌변하는 글로벌 기업들
노조 "한국 노동자 차별"
'동등 처우 요구' 쟁의 돌입
[경향신문]
“왜 ‘이케아의 가치’가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한국 이케아 노동자들이 세계 다른 이케아 매장과의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며 쟁의에 돌입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지회는 3일 “이케아는 좋은 기업 이미지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해외 다른 사업장과 달리 한국 노동자들만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쟁의 돌입을 선포했다. 지난 2월 설립된 이케아노조는 28차례에 걸쳐 사측과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조합원 598명 중 93.3%의 찬성으로 쟁의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케아의 해외 법인들은 주말수당 150%와 오후 6시 이후 근무에 대해 저녁수당 120%를 지급하지만 한국에서는 주지 않는다. 또 해외에서는 저임금 노동자 보호 차원에서 주 16~32시간의 단시간 노동자에게 임금의 25%를 추가 지급하는 정책을 펴지만 한국에선 이 역시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세계 평균 시급 15달러를 지급하는 방침과 달리 한국에서는 최저시급을 적용한다. 단시간 근무자에게 원하는 시간에 자율근무를 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배분하는 것도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노조 측은 “이케아가 일관된 기준이 아닌 글로벌 기준, 동종업계 상황, 한국의 법 등 유리한 것을 필요에 따라 갖다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유정 이케아지회 사무장은 “이케아 이미지가 좋기 때문에 청년들은 꿈과 희망을 갖고 들어오는데, 막상 들어와서 보면 ‘글로벌 기업도 한국에서는 노동자를 이런 식으로 대우하는구나’ 한다”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이젠 ‘이케아 가치’를 들을 때면 화가 날 때도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주말수당·상여금 등을 신설할 것과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근무, 병가제도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4일부터 근무복 등판에 자보를 붙이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중엔 매장 안에서 쟁의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 사무장은 “최후의 수단인 파업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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