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교수가 딸·조카에게 외부장학금 수년 동안 몰아줘
[KBS 대전]
[앵커]
충남 논산에 있는 사립대인 건양대학교에서 한 교수가 본인의 딸과 조카에게 수년 동안 외부장학금을 몰아줬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조카가 받은 장학금 중에는 고인이 된 학교 졸업생의 유족이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남긴 장학기금까지 포함됐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건양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A씨.
입학부터 졸업까지 6년 동안 해마다 한 번도 빠짐 없이 모두 9차례에 걸쳐 천만 원에 달하는 교외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올해 같은 학교 국방경찰행정학부를 졸업한 B씨도 3년 동안 5차례에 걸쳐 해당 교외장학금 70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두 사람은 해당 교외장학금을 유치한 경영대학 C 교수의 딸과 조카였습니다.
해당 장학금은 1999년도부터 지급됐는데 대다수 학생은 1~2회, 백만 원에서 2백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이 두 명에게만 유독 장학금이 몰린 겁니다.
건양대는 장학금을 유치한 교수에게 추천 권한까지 부여하고 있습니다.
[C 씨/건양대 경영대학 교수/음성변조 : "징계받을 일 있으면 징계를 받고, 교육부로부터 감사가 조만간 나올 거예요. 거기에 따라서 수긍할 일이지."]
특히 조카인 B 씨는 '이주현 장학금' 백만 원을 받았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경영대학 졸업생인 고 이주현 씨의 유족이 17년 전 가난한 후배들에게 써달라며 낸 장학기금입니다.
그동안 지급내역을 살펴보니 35명의 수혜자 중 경영대학 소속이 아닌 사람은 단 1명.
교수의 조카인 국방경찰행정학부 B 씨뿐입니다.
[최은규/건양대 부총장 : "장학금 기탁자와 유치자의 뜻에 따라서 장학금 지급 되는 것이 사실인데요. 앞으로 저희가 공정하게 진행이 되도록 제도를 면밀히 살펴보고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장학금이 절실하게 필요한 학생들은 뒷전으로 밀린 셈입니다.
[윤영덕/국회 교육위/더불어민주당 의원 : "자기 딸에게 장학금을 몰아서 지급했다고 하는 것, 교육당국에서도 이 문제가 혹시 오랫동안 고질적으로 이뤄져 왔던 적폐는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고요."]
교육부는 해당 대학과 교수를 상대로 실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박평안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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