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비판 댓글' 검사 81%가 10년차 이하 평검사

이민석 기자 2020. 11.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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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名 걸고 비판한 293명 분석

추미애 법무장관의 지휘·감찰권 남용을 비판해 검찰 내부망에 ‘커밍아웃’ 댓글을 단 일선 검사 293명(3일 오후 현재) 가운데 ’10년 차 이하 평검사'가 81%(237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조국 전 장관 등 여권이 검사 반발을 ‘기득권 지키기’로 몰고 가며 ‘검찰의 오점(汚點)’으로 제시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학의 전 차관 수사’와는 무관한 ‘젊은 검사’들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2007년 이 전 대통령 수사는 이들이 검사 임관하기도 전(前)”이라며 ”추 장관이 자신을 거스르는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를 겨냥해 ‘좌표 찍기’를 하자 이들은 눌러왔던 분노를 터뜨렸다”고 했다.

◇"평검사들 人事 신경 안 써"

지난 29일 추 장관이 이환우 검사에 대해 ‘보복 시사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저도 (이 검사처럼)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렸다. 본지가 그날 이후 6일간 최 검사 글에 ‘커밍아웃’ 댓글을 달았던 검사 293명을 분석한 결과, 그중 237명 대부분이 10년차 이하인 평검사였고 나머지 56명은 차장급 5명을 포함해 부장·부부장급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평검사들의 이번 댓글이 자발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추 장관이 그간 인사권을 갖고 간부들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었는데, 평검사들에게는 그게 잘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평검사는 “장관이 검사들을 자르려면 잘라보라”며 “다 직권 남용에 해당하는 불법”이라고 했다.

◇댓글 검사들 전국에 고루 분포

평검사를 포함한 이 293명이 근무 중인 검찰청도 전국적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 일단, 이성윤 검사장이 주요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가 4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친(親)정권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수원지검 36명, 대전지검 35명, 부산지검 25명, 춘천지검 19명, 전주지검 11명, 광주지검 10명 등으로 분석됐다.

또한 본지가 검사들의 소속 부서를 모두 확인한 서울중앙지검은 댓글을 단 48명 검사 가운데 공판부 소속이 21명, 형사부 소속이 1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수원지검도 댓글을 단 36명 가운데 공판부 소속이 8명, 형사부 소속이 12명으로 집계됐다.

추 장관은 그간 ‘검찰 개혁’의 일환이라며 형사·공판부 강화를 강조했고 인사상 배려도 약속했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인은 “윤 총장이 주로 ‘특수통’을 곁에 둔 것에 대한 형사부 검사들의 불만을 추 장관도 잘 알고 있었다”며 “절대 다수인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를 통해 윤 총장을 검찰 내부에서 고립시키겠다는 의도가 그간 4번에 걸친 추 장관 인사(人事)에서 잘 나타났다”고 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추 장관의 우군(友軍)으로 알려진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들고일어난 것은 추 장관의 검찰 장악 의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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