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누가 되든… 美 상·하원 ‘푸른 물결’ 넘실댈 듯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0. 11.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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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의 선택] 대선과 함께 치르는 ‘상·하원 선거’
미국 워싱턴 연방 의사당.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상하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미국 대선에선 연방 상·하원 의회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3일(현지 시각) 실시되는 이번 대선에서도 2년 임기인 하원의원은 435명 전원을, 6년 임기인 상원의원은 100명 중 3분의 1인 35명을 새로 선출한다. 대선 투표와 개표가 복잡해지는 것은 이렇게 양원 선거가 포함되는 데다, 일부 주(州)에선 주지사 선거나 최저임금 인상, 마리화나 합법화 등 현안 투표까지 한꺼번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최근 판세로는 민주당이 하원 의석을 더 확대하고, 6년 만에 상원까지 재탈환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상징색인 푸른 물결)’가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 여론조사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2일 마지막 여론조사를 종합해 민주당의 상원 승리 확률을 74%, 하원 수성 확률을 98%로 전망했다. 이 경우 대선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미 정치 지형은 전혀 다른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이 47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포함)이다. 민주당이 4석만 빼앗아와도 다수당이 된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동으로 상원의장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실제 지역구 의석은 3석만 빼앗아와도 된다. 여야 동수일 경우 부통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상원 선거 지역 35곳 중 공화당이 현역인 지역구가 23곳, 민주당 현역인 곳이 12곳이다. 공화당이 수성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불리한데, 실제 경합 지역 7곳 모두 공화당 지역구다. 여론분석 매체 쿡폴리티컬리포트에 따르면 애리조나와 콜로라도는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고, 트럼프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메인, 아이오와도 주인이 바뀔 수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부터 “11월에 (상원 선거 결과가) 피바다가 될 것”(벤 새스 상원의원)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 공화당 지역구들이 위태로워진 것은 올해 코로나 창궐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재선 시험대에 오른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거나, 지역 현안에만 집중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하원은 현재 민주당 232석, 공화당 197석이다. 여기서 민주당이 최소 7~8석에서 최대 20석을 더 얻어 다수당 지위를 더 확고히 굳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강력한 대통령을 양원 의회가 견제하는 구조다. 대선 승자가 어떤 구도의 의회 권력 지형과 함께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 대내외 정책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수 대법관 임명 등 중요 정책에 대해선 그 인준 권한을 갖고 있는 상원의 여당과 손발을 맞춰 추진해왔고,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견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고 양원까지 민주당이 휩쓸면 ‘수퍼 여당’이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한 정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는 현상은 트럼프 정권 초기 2016~2018년, 그리고 오바마 정권 초기인 2008~2010년에도 있었다. 새 대통령이 탄생하고 정권이 교체될 땐 국민이 의회 권력까지 몰아줘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패턴이 있다.

반면 의회 ‘블루 웨이브’ 속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대통령이 의회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히고 싸우는 불안한 정국이 펼쳐질 수 있다. 오바마 2기였던 201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 급속한 대통령 레임덕(권력 누수)을 불러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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