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백신 상업화 임박,위탁생산 국내백신업체 얼마나 벌까

류성 2020. 11.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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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SK 추가 매출 3조, 이익 1.5조 업계 예상
코로나19 독감처럼 상시화시 장기적 수익모델 창출
아스트라,모더나,화이자 빠르면 12월 백신 상업화
아스트라제네카,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생산계약
GC녹십자 CEPI와 5억도즈 백신 위탁생산 계약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국내 백신전문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사 및 국제단체로부터 잇달아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업체로 선정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국내 대표적 백신전문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관심의 주인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 등과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GC녹십자는 지난달 전염병 백신개발을 위한 국제단체인 CEPI(감염병혁신연합)와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및 공급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CEPI(감염병혁신연합)는 지난 2017년 스위스 다포스 포럼에서 메르스, 사스 등 전염병에 대한 백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국제기구다. 빌게이츠 재단을 포함해 노르웨이 ,일본, 독일, 영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유럽연합(EU), GSK 등 비영리재단은 물론 개별 국가, 다국적 제약사등이 참여해 백신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하게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제약사로는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이 손꼽힌다. 이들 글로벌 제약사는 모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중이다. 임상3상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받게 되면 빠르면 올해말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백신을 대량생산하는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에 업계가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천문학적인 공급량의 규모에 있다. GC녹십자는 CEPI와 코로나19 백신 5억 도즈를 생산하기 위해 확보하고 있는 시설을 우선적으로 사용키로 하는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글로벌 제약사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케이스가 나올 경우 세부적인 공급물량은 양자가 다시 협의를 거쳐 산정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와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및 공급과 관련한 계약을 맺었지만 공급물량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업계는 “두 업체 가운데 누구라도 코로나10 백신의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GC녹십자와 비슷한 규모로 백신을 위탁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남 화순에 있는 GC녹십자 백신공장 전경. GC녹십자 제공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가 밝힌 코로나19 백신의 공급가는 3만~ 6만원 수준이다. 업계는 병원등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접종받으려면 비용은 이 공급가의 3배 수준인 9만~18만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실제 독감백신의 경우도 백신 제조사가 1만5000원 가량에 의료기관에 공급하면 소비자는 그 3배 가격인 4만5000원 정도를 지불하고 접종을 맞고 있다.

GC녹십자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해 발주한 백신개발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은 백신제조사가 공급하는 가격의 10분1 수준 가량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국내 백신제조사들이 코로나19 백신 1개를 위탁생산해 거둘수 있는 매출은 3000원~6000원 가량일 것이라는 얘기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업체들이 백신을 공급하는 가격보다 위탁생산한 백신의 공급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위탁생산업체들은 백신의 연구개발에 비용을 들이자 않아 생산원가가 낮기 때문이다. 백신 위탁생산 업체들은 백신 개발사들로부터 백신 원료를 공급받아 기존 백신 생산시설을 활용해 충전 및 포장(fill and finish)의 단계를 거쳐 백신을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구조다.

만약 계약 초안대로 GC녹십자가 백신 5억 도즈를 생산하게 되면 1조5000억~ 3조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도 백신의 위탁 생산량이 GC녹십자와 비슷한 규모로 정해진다면 GC녹십자와 유사한 수준의 추가 매출을 올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만 지난해 매출(1조3697억원) 이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이 1832억원에 불과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배 안팎의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업계는 국내 백신제조사들이 위탁생산으로 거두는 영업이익률은 5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백신 생산 시설을 활용해 원료를 받아 생산하기에 생산원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이익률이 높아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영업이익률을 적용하면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위탁생산으로 거두는 매출의 절반 수준인 7500억~1조5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올릴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가 백신의 위탁생산에 주목하는 또다른 배경은 코로나19가 일정 기간이 지나도 소멸하지 않고 독감처럼 연중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상당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사라지지 않고 상시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매년 정례적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경우 국내 백신전문업체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은 일시적이 아니라 반영구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류성 (st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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