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7년 구형 순간 "X소리"..재판장은 방청객 구금시켰다

박태인 2020. 11. 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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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뒤 불처벌 결정, 방청객 "X소리 혼잣말, 죄송하다"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왜 재판을 방해합니까. 구금시키세요!"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결심 공판. 이날 검찰이 정 교수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할 때 정 교수 지지자들이 모인 방청석에선 "X소리하네""참나"와 같은 말들이 터져나왔다. 검찰의 구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의 표시였다.


방청객 구금시킨 정경심 재판장
이런 방청객의 말을 듣던 임정엽 재판장은 한 여성 방청객이 "X소리하네"라고 말하자 짜증이 난듯 "지금 얘기한 사람 일어세우세요"라고 법정 경위에게 지시했다. 이어 방청객에게 "조용히 하시라. 대답하지 말고 나오시라"며 "왜 여러번 주의를 드렸는데 자꾸 재판을 방해하냐"고 말했다.

방청객이 "아닙니다. 지금 한번만 했다"고 하자 "감치 재판을 위해 별도 장소에 구속하겠다. 구금시키세요"라고 말했다. 방청객은 "이 한번으로 구속돼야 하냐"고 항변했지만 바로 구금됐다. 임 재판장은 이 방청객을 '위반자'라 지칭하며 감치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임 재판장은 방청객 소리에 검찰의 구형을 제대로 못들은 듯 공판 검사에게 "검사님 구형을 간단히 반복 부탁드린다. 메모하겠다. 그리고 오늘 구술 변론 하신 의견서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결심공판을 하루 앞둔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 방청권 추첨에서 한 시민이 두손을 모으고 본법정 방청권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속 여성은 5일 법정 구금과 상관 없음. [연합뉴스]



방청객 "참을 수 없어" 재판장 "또 그럴거냐"

이후 오후 5시에 감치 재판이 열렸다. 구금됐던 방청객은 법정에 나와 임 재판장에게 "검사님 말씀이 시민들과 동떨어진 얘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X소리하네를 혼잣말로 딱 한번 했다"고 말했다. 임 재판장이 "속으로 백번, 천번을 하든 상관없는데 들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자 "방해가 된다면 죄송하다. 참을 수 없었다. 재판에 안나오겠다"고 말했다. 이에 임 재판장은 "반성하고 계시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만 다음 재판에 방청은 불허하겠다고 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폭언, 소란 등의 행위로 법원의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 위신을 현저하게 훼손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20일 이내 감치에 처하거나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매년 전국 법원에서 평균적으로 50여건의 감치재판이 있다. 재판장에 따라 방청객의 소란에 구두경고를 주는 경우도 있고, 임 재판장과 같이 그 정도가 심한 경우 감치 재판을 열기도 한다.

이날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구형(7년)은 법조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형량이다. 검찰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증거인멸 혐의 등의 법정형을 고려한 구형량이라 했다. 하지만 정 교수 지지자들은 검찰의 구형에 ""어이가 없다""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드러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태인·이가영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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