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협상카드냐"..초등돌봄 파업에 학부모들 '분통'

"어른들 싸움에 낀 어린 학생들만 불쌍"
교육청, 학교 관리자 투입 등 피해 최소화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급식에 이제 돌봄까지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전국 초등돌봄전담사들이 6일 하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학부모들의 원성이 거세다.

초등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A씨(36·화성시 반송동)는 "아이를 어디 맡길 데도 없는데, 정말 걱정"이라면서 "애꿎은 아이들이 정부와의 협상카드로 사용되는 것 같아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A씨는 "급식 파업도 모자라 이제는 돌봄 파업까지 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제발 앞으로는 파업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어른들 싸움에 낀 애들만 불쌍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돌봄 파업과 관련한 고충을 담은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회원들은 당장 자녀들의 돌봄 문제를 꼬집으며 돌봄 파업에 대한 비난글을 쏟아냈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지자체로 이관되면 늦은 시간까지 돌봄도 되고 여러모로 좋을 텐데 왜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또 다른 회원은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는 파업이다. 대학생들 알바 자리도 없는데 대학생으로 대체하라"는 글을 남겼다.

이 밖에도 "정말 이건 너무해요. 결국 피해는 우리 아이들 몫" "아이들을 볼모로 조리종사원들 파업해서 급식도 안 주더니 이젠 돌봄까지 파업" "아이들 학부모만 괴롭네요" 등의 (돌봄 파업)비난 글이 쏟아졌다.

이들이 파업에 나선 이유는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때문이다.

보육전담사들의 관리 주최를 학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한다는 내용 등이 법안에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자체가 아닌 현 운영체제를 유지할 것과 8시간 전일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파업으로 시도교육청들도 비상이다.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초등돌봄 대응 준비를 위한 공문을 각급 학교에 전달했다.

경기지역 초등보육전담사는 모두 2983명이다. 돌봄교실이 운영 중인 학교는 전체 초등학교 1323개 중 1309개교이며, 5만8159명의 학생이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파업 당일 학생과 학부모의 돌봄 불편이 없도록 교장, 교감 등 학교관리자의 자발적 참여와 마을돌봄기관 활용, 가족돌봄휴가를 통한 자녀돌봄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안내했다.

또 학교현장 실정에 맞는 돌봄 운영과 현장 확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 파업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파업 당일 돌봄교실 운영 지침 등을 각 학교에 안내한 상태이다"면서 "학생과 맞벌이 부부 가정의 돌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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