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SF 영화 속의 '군집드론' 2030년초 현실로

정충신 기자 2020. 11. 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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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군집드론 이용 ‘그렘린 프로젝트’ 개념도.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이 공동발간한 ‘국방군집로봇 기술로드맵’ 보고서
미 해군의 소형 군집드론 시카다(CICADA) 프로젝트 개념도.
한국 육군이 시연한 드론봇 비행 장면. 육군 제공
미 국방부의 지상군집드론 개념도. 무인 항공기와 무인차량 군집기술을 병행한다.
미 해군의 함정 보호용 무인보트 군집 시험 장면.

방사청·기품원 ‘국방군집로봇 기술로드맵’ 보고서서 군집로봇 10∼15년 후 실용화 전망

5일 발간 지상·공중·해양 군집로봇 국내외 기술 개발 실태 종합보고서 첫 발간

군집드론 기술 미국이 선두주자, 중국 유럽이 맹추격…우리는 선진국과 2∼7년 기술격차

앞으로 10∼15년 뒤 미국을 비롯한 중국 유럽 등 드론선진국에서 지능형 군집로봇이 실용화할 것이라는 국내 보고서가 나왔다. 방위산업을 총괄하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이 최근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적용, 미래전의 패러다임 및 미래 산업의 근본 구조를 바꿀 ‘국방군집로봇 기술로드맵’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간했다. 지상·공중·해양 군집로봇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작성된 세계 최초의 종합 기술로드맵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군집로봇은 대규모 로봇들로 구성된 지능형 복합로봇체계로, 로봇의 궁극적인 발전방향”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군집로봇은 미래전의 저비용 고효율 비대칭무기=2019년 9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이 10여 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원유시설 50%가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우디는 하루 오일 생산량의 절반인 570만 배럴이 줄었고 유전시설 회복까지 10일 이상 걸려 경제적 피해는 최소 수조 원대로 추산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후티 반군의 자폭형 드론(Arabil/Quasef-2k) 10여 대 전체 가격은 1억 원 정도로 이들이 수만 배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힌 것이다. 저가의 군집드론(Swarm robots )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못지않은 비대칭무기로 활용될 것임을 예고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앞서 2018년 1월 5일 야간에 시리아 무장세력이 폭발물을 탑재하고 위성항법시스템(GPS)에 의해 유도되는 10대의 소형 무인기(UAV)로 시리아 북서지역에 주둔 중이던 러시아 공군기지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군의 대공미사일과 전자전 체계로 모두 격추됐지만, 군집드론이 전장에서 전투수단으로 활용될 것임을 경고하는 일대 사건이었다. 2016년 미 공군대학원은 대공방어체계에 대한 군집드론의 공격 효과를 시뮬레이션했다. 미군이 100대의 군집드론으로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시아 함대는 방공 무기인 9M96(SA-20) 미사일을 사용해 레이더로 군집로봇을 모두 추적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소형드론 가격은 약 30만 달러, 드론 1대 격추를 위해 러시아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329만 달러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군집드론은 방공무기체계보다 매우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천억 원대의 구축함이 피폭되기라도 하면 군집드론의 비용대 효과는 상상을 불허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군집로봇의 정의=군집로봇은 소형, 경량, 저전력, 저가의 로봇을 네트워크로 대규모로 통합한 지능형 로봇시스템으로, 군집을 이루는 생명체 특성을 모방해 중앙통제 없이 로봇 스스로 협력해 광역에서 대규모 임무를 빠른 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체계이다.

보고서는 편의상 10대 이상을 군집으로, 2대 이상 10대 미만은 복수로봇(멀티로봇)으로 정의했다. 특히 규모에 비례해 성능을 조정할 수 있으며, 일부가 파손돼도 나머지 로봇에 의해 지속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로봇 그룹을 재조직하거나 임무를 재할당해 다양한 임무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수행할 수 있다.보고서는 미래전에서 군집로봇은 저비용, 고효율의 비대칭 수단으로 지상, 공중, 해양에서 갈수록 많이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공중 군집로봇 개발이 가장 활발하며, 그다음으로 군집 무인수상정 개발을 꼽았다. 군집지상로봇은 지상로봇 단독으로는 이동이 어려우므로, 공중 비행로봇(드론) 등과 협업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군, 군집드론 개발로 미래전 주도권 장악=미국과 중국은 해양에서 패권을 두고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과 이의 대응 수단으로 해양군집로봇과 공중군집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 육군은 도심 시가지 전투를 완전 로봇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군집 드론봇체계 전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동 등에서는 경제력이 약한 반군들이 저가의 자폭형 군집드론을 비대칭 전술무기로 활용하려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 말 척 헤이글 국방장관의 국방정책으로 ‘3차 상쇄전략’을 발표했는데, 인공지능·로봇 개발로 주요지역에서 A2/AD에 대응하고 유인·무인 협력으로 미래전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국방부의 2017-2042 무인통합체계로드맵에 따르면 미국은 2029년까지 선도·추종 방식의 군집로봇을 개발하고, 2042년까지 대규모 군집 기술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육군의 무인기 로드맵(2010∼2035)에 의하면 미 육군은 2035년까지 소형, 경량, 저전력의 군집무인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해군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A2/AD에 대응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응이 가능한 대형, 중형, 소형급 해양 군집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미 해군은 중국의 미국 함대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 DF(둥펑)-15, DF-21 등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무인전투함대인 ‘고스트 플리트(Ghost Fleet)’를 개발 중이다. 대형급 무인함정(90m급, 2000t) 10여 척으로 구성된 무인함대를 2024년까지 27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하려 하고 있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한 장기간(90일, 1만9000㎞) 자율운항이 가능한 중형급 무인수상정인 길이 40m ‘시 헌터(Sea Hunter)’를 기반으로 중형급 수상군집로봇도 개발 중이다.

미 공군은 미군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질 경우 무장에서 양적 열세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인공중급유기(MQ-25 Stingray)와 유인기의 협력이 가능한 군집비행로봇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그렘린(Gremlin) 프로젝트’를 통해 유인기에 의해 4대 이상의 무인기를 공중 수송기에서 전개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4대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자율군집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미 해군과 육군은 적의 주요 시설과 함대를 공격할 수 있는 30여 대의 자폭형 군집비행로봇을 시험했으며, 여기에 사용한 무인기는 양산시 1만 달러 이하가 목표다. 미 국방부는 초소형 고정익 항공기 103대로 구성된 군삽비행로봇을 2016년 시험했으며, 1000여 대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중국, 미국에 패권 경쟁, 유럽의 추격=드론개발에 집중 투자 중인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통행을 저지하기 위해 미 항공모함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개발과 더불어 인민해방군 주도로 119대의 자폭형 공격이 가능한 군집드론을 시험했으며, 앞으로 1000여 대의 군집드론하 시스템으로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다. 또 대규모 군집무인수상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미국 아마스(AMAS)와 유사한 자율 군집수송트럭을 개발 중이다. 유럽의 경우 스위스 ETH 취리히 공대가 실시간 다중로봇 슬램(SLAM)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양에서는 노르웨이 등을 중심으로 해양 참사 등이 가능한 최고의 수중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군집로봇 기술=국방 군집비행로봇은 소형 고정익 무인기를 사용해 2017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양 군집로봇은 국내에서는 2014년 카이스트에서 9대의 해파리제거 수상 군집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2019년부터 ADD에서 군집무인수상정에 대한 핵심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2015년부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2대의 무인 수상정과 2대의 드론 협업을 통해 유출오일, 조난자, 적조를 탐색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수중로봇은 단일 자율수중로봇(AUV)을 개발한 정도 수준이다.

보고서는 최고선진국 대비 국내 기술수준 격차와 관련 지상군집로봇은 기초단계로, 기술격차는 2∼5년, 공중군집로봇은 기초단계로 국방은 3∼6년, 민간은 실용화 단계로 기술격차는 1∼2년 수준으로 평가했다. 해양군집로봇은 기초단계로 수상군집로봇은 기술격차가 2∼5년, 수중군집로봇은 4∼6년, 수상·수중 군집로봇은 7년 정도로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큰 편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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