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팩트체크 센터 예산, 한 푼도 못 준다"

김고은 기자 2020. 11. 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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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성 들어 10억 예산 전액 삭감 주장..방통위 "지원하되 관여는 NO, 독립성 보장할 것"

“방송기자협회가 어느 쪽이냐. 예산 주는 데가 시청자미디어재단이다. 거기 직원들 노조가 어디 노조냐. 민주노총 산하다. 이렇게 한쪽으로 편향돼 있으니 걱정하는 거 아니냐.”
-박성중 과방위 야당(국민의힘) 간사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팩트체크 센터 지원 등에 10억4000만원을 책정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에선 정부 주도로 설립되는 팩트체크 센터는 불공정하고 편향될 수밖에 없다며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팩트체크 센터”라고 반박하며 “정부는 지원하되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통위 등이 제출한 2021년도 예산안을 심의했다. 방통위는 앞서 내년도 예산안 2439억원 중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대응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팩트체크 시스템 고도화, 교육 등에 총 10억4000만원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이 중 팩트체크 시스템 구축에 투입되는 예산은 3억3000만원이며, 오픈 플랫폼 형식으로 운영된다. 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현업3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을 맡게 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팩트체크를 정부 주도 사업으로 편성해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게 적절한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조명희 의원은 “세계 어디에도 전례가 없는, 정부 주도로 팩트체크를 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이걸 어느 야당에서 찬성하겠냐”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도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센터에 정부 예산을 반영하고 특정 단체를 통해 지원한다면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대(SNU) 팩트체크, JTBC 등 민간에서 잘 하고 있는데 거기에 우리가 왜 끼어드냐. 민간이 잘 할 수 있도록 하면 안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방위 야당 측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SNU팩트체크는 네이버로부터 예산을 전액 지원받다 보니 편중돼 있고, JTBC도 편향돼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IFCN(국제팩트체킹 네트워크) 인증을 받았다지만 구성원들이 편향돼 있어서 (팩트체크도) 편향돼 있다”는 요지의 반대 논리를 폈다.

반면 여당 의원들과 방통위 측은 국가 예산을 지원하긴 하지만 정부 주도 사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처음에 그쪽(언론현업단체)에 하라고 한 게 아니지 않나. 그쪽에서 신청해서 선정된 것 아니냐”고 물었고, 한상혁 위원장은 “방송기자연합회에서 이 사업을 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은 우리가 지어주고 그 안에서 운영은 운영자들과 시민이 참여해서 하는, 시민과 민간이 주도하는 팩트체크 센터”라고 강조했다.

야당 측은 IFCN이 내세운 5가지 팩트체크 원칙 중 하나인 ‘재정과 조직에 관한 투명성 준수’에 위배된다는 점도 지적했는데, 정필모 의원은 “여기서 투명성이란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지원받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 재정이 어디서 나왔는지 확실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라는 거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면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다”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면 성공할 여건은 갖춰져 있다. 우리 사회 수준이 정부가 직접 간섭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른 시일 안에 IFCN의 인증을 받아 공정성과 편향성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계획이다. IFCN은 △불편부당성과 공정성 준수 △정보원 투명성 준수 △재정과 조직에 관한 투명성 준수 △방법론의 투명성 준수 △공개적이고 정직한 수정 준수 등 5가지 팩트체크 원칙 강령을 두고 있는데, 이를 준수한 기구에 대해 평가를 거쳐 인증을 해주고 있다. 국내 언론사 중에선 JTBC가 유일하게 IFCN의 인증을 받았다. 한 위원장은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조속한 시일 내에 인증을 받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5가지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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