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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號, 이번엔 경유값·전기료 인상, 내연차 퇴출 시기 제안

김보경 입력 2020. 11. 07. 12:28 수정 2020. 11. 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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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후환경회의, '국민정책제안' 23일 발표 예정
미세먼지 주범 내연기관차 수요·공급 제한책 내놔
전기요금에 환경비용 반영해 석탄발전 감축 시도
지난해 '계절관리제' 제안.."미세먼지 27% 감소"
아시아경제DB=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에서 환경피해 비용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유값 인상, 내연기관차 퇴출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고강도 대책들도 제시됐다. 이달 중으로 최종안을 마련해 대중에 공개하고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달 일반 국민 500명이 참여하는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를 열고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과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경유값, 전기료 인상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크고 민감한 주제들이 다뤄졌다. 일례로 경유값 인상 수준을 놓고 4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뒤 국민정책참여단의 의견을 수렴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토론회 결과물을 토대로 전문위원회, 각종 협의체, 자문단 논의와 본회의 의결까지 거친 최종안을 '제2차 국민정책제안'으로 오는 23일 발표한다.

우선 자동차 연료가격 조정, 즉 경유 판매가 인상이다. 경유차 배출가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인체 1군 발암물질이고, 경유차 1대 당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휘발유차의 9.7배에 달한다. 특히 경유차는 대도시 미세먼지 주범이기도 하지만 낮은 연료비로 수요가 여전히 높다. 환경에 미치는 해악은 휘발유보다 크지만 서민용·산업용 연료로 인식돼 상대적으로 세금을 적게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 경유 판매가는 휘발유의 88%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유 상대가격(88%)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28위다.

이에 국민정책참여단은 경유 상대가격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95%로 맞춘다 ▲OECD 권고 수준인 100%로 조정한다 ▲환경 피해 등 사회적 비용을 반영해 110~120%까지 높인다 ▲기타 의견 등 4가지 선택지 중에 각자 한 개를 택하고 토론을 벌였다. 경유가격 조정을 ▲일시에 추진할지 ▲국민 부담을 고려해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할지에 대한 견해도 물었다. 경유값을 휘발유 가격과 동일(100%)하게 조정하는 안을 한 번에 추진할 경우 초미세먼지 직접배출량은 247t, 질소산화물(NOx)은 1만8468t 저감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 자료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친환경차 전환 로드맵 마련도 추진한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를 정하는 것이다. 휘발유, 경유차 등 내연기관차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임에도 여전히 국내 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봤다. 경유값 인상이 수요 억제책이라면,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은 공급 억제책이다.

국민정책참여단은 국내 신차 판매 시 친환경차만 허용하는 시기를 ▲2035년 ▲2040년 ▲2045년 ▲2050년 ▲기타 의견 등 5가지 선택지 중 한 개를 택했다. 판매가 허용되는 친환경차를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한정할지 ▲무공해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또는 ▲무공해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정할지도 선택했다.

석탄발전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에 환경비용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현행 전력시장은 연료비가 낮은 발전기부터 우선 가동되는 체제다. 이로 인해 환경비용은 높지만 연료비가 낮은 석탄발전량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전기 생산 시 환경비용을 반영하면 석탄발전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발전기 가동순서가 바뀌고 석탄발전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비용은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국민 건강·경제적 피해 정도를 금액으로 환산해 산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된 인구 수를 추정해 사망 위험을 따져보고, 이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는 식이다.

국민정책참여단은 2030년까지 환경비용을 전력생산 원가에 50% 반영할지, 100% 반영할지를 논했다. 50%만 반영할 경우 전기요금은 연평균 1.45% 오르고, 월 5만원의 전기요금을 내는 경우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월평균 770원씩 오른다. 100% 반영하면 전기요금은 연평균 4.12%씩 오르고, 동일한 가정 하에 매년 월평균 2490원이 늘어난다.

다만 국가기후환경회의 관계자는 "국민정책참여단 결정만으로 최종안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며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모두 정부 제출안에 포함될지 여부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로 이뤄진 전문위원회, 정부·지자체·산업계 등 분야별 협의체, 원로 자문단 논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회의는 정당, 정부, 산업계, 시민 등 각계를 대표하는 44명으로 이뤄졌다.

한편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해 첫 국민정책제안으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계절관리제'를 제안했고, 실제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12~3월까지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중단 등 강도 높은 대책을 담고 있다. 계절관리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27% 감소했다며 획기적인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정부는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건의한 정책제안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대국민 숙의·공론화 과정을 거친 만큼 주요 검토 대상이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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