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의 또 다른 승자는 '마리화나'

정지섭 기자 2020. 11. 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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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치른 미국 선거에서는 대통령 뿐만 아니라 연방 상·하원의원, 주지사, 각종 선출직 공직자 등도 뽑는다. 그런데 선거에 사람도 아니면서 이번 선거의 승자로 주목받는 존재가 있다. 바로 마리화나(대마초)다. 이번에 여러 주에서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할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도 함께 치렀는데 상당수 지역에서 통과된 것이다.

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마리화나 사용 지지자들이 기호용품으로서의 사용에 합법화 방침이 확정된 뒤 이를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선 애리조나·뉴저지·몬태나·사우스다코타 등 4개 주가 마리화나를 성인 기호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주민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는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쾌락을 위해 마리화나를 피우는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사우스다코타주는 이번 투표를 통해 오락용과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동시에 승인한 최초의 주가 됐다. 미시시피주에서는 의료용 목적에 한해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기로 결정했다.

미 대선에서 맞붙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마리화나 현안과 관련해 다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차원에서 마리화나를 기호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각 주의 법과 연방 법사이의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 초당법 법안이 나오면 이를 지지할 수 있다는 절충안도 제시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마리화나에 대해 상대적으로 열린 입장을 보였다.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범죄로 보지 않도록 사법 제도를 바꾸고, 의료용 대마초 사용은 연방차원에서 합법화하는 등 광범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마리화나 정책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 후보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자 뉴욕증시에서 마리화나 관련 회사가 ‘바이든 테마주’로 분류돼 깜짝 폭등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6일 뉴욕증시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를 생산하는 업체인 오로라 캐너비스의 주가가 56%나 폭등했다. 합법화 공약을 내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고, 4개주에서 기호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합법화 방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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