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 이케아, 파국 치닫는 노사갈등..도대체 무슨 일이?

조현기 기자,문대현 기자 2020. 11. 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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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시작은?.."한국법인과 외국법인 차별 논란"
등벽보 부착 놓고 '폭발'..부당노동행위 vs 안전위협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문대현 기자 = "왜 한국 이케아, 한국인만 차별대우? 동등하게 대우하라" vs "이케아는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입니다"

이케아 노사갈등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 노사 양측은 7개월 동안 '한국 이케아와 외국 이케아의 차별 논란'으로 갈등을 빗어왔다.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노조는 지난 3일 쟁의에 돌입했다. 이후 등벽보 부착을 둘러싸고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점점 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노조가 지난 5일 사측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방해 행위로 고발하면서 공권력까지 개입될 상황까지 맞이하고 있다.

이케아 노사갈등은 다른 기업에 비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 최고 수준 복지와 노동 문화를 갖고 있는 스웨덴에서 온 이케아는 그동안 'NO 비정규직·NO 연령제한·NO 임금차별' 등을 지향하며 우리나라 근로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 이케아 채용설명회는 매번 수천명이 몰렸고,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기존에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온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이케아 노조가 밝힌 내용은 이같은 이상과는 먼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이케아법인과 한국 이케아 법인의 차이는 컸다. 또한 사측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근로자들을 향해 보인 모습도 기대 이하였다. 등벽보를 붙인 노조원을 업무배제하고, 노조원들을 특정 공간에 격리조치하는 등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자료제공=이케아지회) © 뉴스1

◇ 한국법인과 외국법인 차별 논란…"왜 한국 이케아, 한국인만 차별하나?" vs "이케아는 사람 중시"

근본적인 이케아 노사 갈등 원인은 '한국 이케아와 외국 이케아 차별'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지회는 지난 4월부터 7달 동안 사측을 향해 지속적으로 해외 법인과의 차별대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케아지회는 지난 2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4월부터 10월까지 28차례 회사와 교섭을 진행했다. 이케아지회는 약 7개월 동안 사측에 Δ의무휴업일 보장 Δ일 최소 6시간 이상근무 Δ출근사이 14시간 휴식보장 Δ임금체계 개편(기본급동결·직무수당·근속수당·주말수당·상여금신설) Δ명확한 해고기준마련 Δ인사위 노동조합 조력권 Δ무상급식 등을 요구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이케아 외국법인은 Δ임금 Δ스케쥴 Δ식사 등에서 한국법인보다 더 나은 조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은 Δ주말수당 Δ특별수당 Δ임금배분비율 Δ임금보완정책 등이 모두 외국법인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했다.

사측은 이같은 노조 반발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 제시보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니콜라스 욘슨 이케아 코리아 커머셜 매니저는 지난 4일 열린 '이케아 랩 오픈 미디어 간담회'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교섭이 진행돼 임단협이 원활히 체결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케아는 가치에 많은 기반을 두고 있고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이라고 역설했다.

또 "노조와의 협상이 아쉽게 결렬됐지만, 지속적으로 교섭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케아지회는 지난 3일 조합원 598명 중 93.3% 찬성을 거쳐 쟁의에 돌입했다. 쟁의 돌입 후 이케아지회 조합원 수는 3일만에 200명이 늘어 약 730여명(6일 오후 기준)이 활동 중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등벽보' 부착 논란으로 폭발…'부당노동행위' vs '안전위협'

쟁의 상황에 돌입한 이케아는 '등벽보' 부착 논란을 놓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케아 노조는 사측에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쟁의 행위 일환으로 근무복 등쪽에 '한국법인 노동자도 동등하게 대우하라'라는 문구를 붙이고 일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전면 불허하고 강경 대응하면서 감정의 골이 폭발했다.

이케아 사측은 지난 4일 전체 메일을 통해 "직원유니폼 외(外) 다른 사복 조끼 등을 착용해 고객과 구분을 어렵게 한다"며 "다수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와 고객 및 직원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이케아 사측은 실제 지난 5일 광명점·고양점·기흥점 등에 출근한 푸드팀(레스토랑 근무)과 물류팀 인원 중 등자보를 붙인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안전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이케아 사측은 업무 배제시킨 노조원들을 컴퓨터실과 탈의실 등으로 보내기도 했다. 업무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은 현재 격리된 장소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 사측이 이처럼 노동자들을 업무 공간에서 배제시키면서 일부 공간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점 비스트로는 처음으로 문을 닫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등벽보 부착이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부당 노동행위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사실상 노조원들이 반강제로 업무에서 배제되고 특정 공간에 감금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케아 노사 양측은 지난 5일 오후 충돌했고, 이케아 노조는 이날 오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방해 행위'로 사측을 고발했다.

이케아 사측은 '등벽보' 부착은 안전문제라며 계속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케아 코리아는 지난 5일 오후 <뉴스1>에 보내온 공식 입장문을 통해 "2500여명의 모든 코워커가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도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코워커와 고객의 안전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어떠한 경우도 수용이 불가하다"며 "이케아는 모든 국가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케아 코리아 모든 코워커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사내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등벽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5일 격리당한 이케아 노조원들(왼쪽), 쟁의 여파로 문을 닫은 이케아 고양점 (오른쪽) (이케아 노조 제공) © 뉴스1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지회가 지난 3일 경기 광명 본사 앞에서 쟁의 돌입 선언한 모습(왼쪽), 이케아지회가 지난 5일 오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고발한 모습(오른쪽) (이케아 노조 제공) © 뉴스1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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