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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자] 검찰 압수수색 받은 산업부, 장관이 안 보인다

신준섭 입력 2020. 11. 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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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들이 어떤 심정일지 짐작도 못하겠습니다."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이 8일 내놓은 한숨 섞인 말이다.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5일 산업부와 소속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 산하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4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조직적 차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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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한' 실무진 '멘붕'.."책임지겠다"던 장관은 침묵

“당사자들이 어떤 심정일지 짐작도 못하겠습니다.”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과장급 공무원이 8일 내놓은 한숨 섞인 말이다.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5일 산업부와 소속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 산하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4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자료 확보가 목적이다. 감사원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감사 보고서가 도화선이 됐다. 감사원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 개시 후 긴급회의를 열고 444건의 관련 문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일요일 심야에 삭제했다는 구체적 정황도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방청 방문 첫 행선지로 대전지검을 찾은 지 정확히 일주일 만이다.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 눈치 안 보고 수사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뒤 이틀만이기도 하다. 수사를 맡은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이 윤 총장과 함께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읽힌다. 대통령의 탈원전 공약과 연결되는 월성1호기 폐쇄 과정에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가 수사의 초점이다.

산업부가 검찰의 목적지는 아니지만 공무원들은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수사 대상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크다고 한다. 열심히 일할수록 문제가 생긴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산업부의 또 다른 과장급 관계자는 “정권이 제시한 방향성에 의문을 갖지 않고 정책을 열심히 수행하려 하는 경우에는 꼭 탈이 생기는 것 같다”고까지 평가했다.

‘시키는 대로 한’ 산업부 실무진이 최종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 내부 문서 파기의 파급력은 적지 않다. 최소한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의 신뢰도 훼손은 피하기가 힘들다. 산업부 수장이 이 문제를 ‘개인 일탈’로 치부하는 점은 문제를 더 키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조직적 차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고 발언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비된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세제실에서 당정협의를 거쳐 개편한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3억원)이 여당의 우격다짐으로 파기되자 사의를 표명했었다. 기재부 수장으로서 정책 왜곡을 책임지는 형태로 의지를 보였다. 성 장관은 국감에서 “기관장으로서 책임질 일 있으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감 이후 성 장관의 ‘결기’는 보이지 않는다. 말 뿐인 책임감은 공허하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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