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의 원전 기획살인" 전국 대학가에 나붙는 대자보

서유근 기자 2020. 11. 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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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폐쇄 강력 비판
8일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전국 대학가에 붙인 대자보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월성 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원전의 경제성을 낮게 평가하도록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전국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8일 밤 서울대·카이스트를 비롯해 전국 107개 대학교에 대자보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단체는 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 등 총 18개 대학의 공학 전공생들로 이뤄진 학생단체다. 이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1인 시위·길거리 서명운동·온라인 홍보 등 ‘원자력 살리기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제작·유포한 대자보에서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을 ‘현(現) 정부의 월성 원전 기획 살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처음부터 청와대와 산업부는 월성 원전을 죽이기로 작정하고 원전 평가 보고서를 조작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감사원의 감사에서 드러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집단적·적극적 증거 인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혈세 수조원이 투입된 원전에 대한 평가가 고작 공무원 두 사람 손에 의해 조작됐겠느냐”며 “(보고서 조작과 증거 인멸) 지시는 청와대와 장관이 하고, 징계는 공무원이 받았다”고 비판했다.

경북 경주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된 월성 1호기(오른쪽) /연합뉴스

앞서 산업부 공무원들은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자 관련 증거 자료와 청와대에 보고한 자료 등 444개의 파일을 조직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직원의 눈을 피해 일요일 밤 11시 등 심야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 파일 이름을 바꾼 뒤 삭제하는 등 복구 불능 상태로 ‘증거 인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사원은 자료 삭제 등 증거를 인멸한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8일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캠퍼스에 대자보를 붙였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의혹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재완(30)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는 “검찰은 월성1호기 경제성 보고서 조작을 지시한 자들에 대해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공정한 수사를 해치는 더불어민주당과 여권 인사들의 검찰 압박을 규탄한다”고 했다.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안에 있는 산업부, 경북 경주의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대구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 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에 돌입했다.

8일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캠퍼스에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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