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에 EU 환경규제 강화..한국 친환경차 '날개' 다나

권혁준 기자 2020. 1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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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기후협약 복귀 선언..EU는 km당 CO₂ 배출량 줄이기로
올해 친환경차 수출 비중 15%..내년 미-EU 상대 수출 증가 전망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현대차 제공)© 뉴스1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가 내년에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데 따른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복귀,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강화 등 전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수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차 수출은 19만8120대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전체 자동차 수출이 133만859대로 25.1% 감소한 가운데, 친환경차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친환경차는 어느덧 전체 자동차 수출의 15%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코나·니로 등 전기차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최근 38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 중이다. 9월 전기차 수출은 총 1만2309대로 전년 동월(6554대)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수소차 역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 수소차는 주행거리나 연료전지 효율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소 트럭 등을 중심으로 미국·중동·유럽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수소차 보급이 세계 최초로 1만대를 돌파하는 등 기술력이 확실한 만큼, 수출 전망도 매우 밝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정세 역시 국내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 AFP=뉴스1

우선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확정된 것이 첫 번째다. 그는 이미 대선 공약으로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내건 바 있다. 바이든은 대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공식 탈퇴한 날"이라며 "정확히 77일 안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이 언급한 77일 뒤는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20일을 말한다.

그는 승리 선언 연설에서도 "우리는 기후 변화를 억제해 지구를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과오' 중에서도 환경 부문을 가장 먼저 되돌려놓겠다는 각오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파리협약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평균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당선된 이후 반년이 지난 2017년 6월 미국의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의 파리협약 재가입은 곧 전체적인 기조가 '친환경'으로 흘러갈 것을 예상하게 한다. 이를 토대로 화석연료 소비 억제와 친환경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면, 차량에 대한 온실가스 규제 등이 뒤따르면서 친환경차 수출 환경의 개선을 예상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우리 친환경차의 좋은 수출 시장 중 하나였다. 지난 9월 대미 친환경차 수출은 2만6536대로 전년 동기보다 9.1% 늘었다. 새로운 정부로의 정권 교체가 예상되는 내년은 더욱 기대감이 높아진다.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사들 역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고, 발전된 수소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사업진출 모색도 가능하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역시 내년부터 자동차산업에 대한 환경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역내 완성차 판매기업에 대해 평균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준 초과시 1g/㎞에 95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로 인해 일본 등의 국가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전환을 위한 체제 강화와 더불어 유럽기업과의 업무제휴, 협력, 인수 등의 움직임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이미 올해부터 친환경차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EU의 환경규제에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내년 신형 모델의 출시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세계적인 흐름도 그렇지만 우리 자동차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과 EU의 이 같은 변화는 우리에게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장밋빛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한 준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위원은 "친환경차 수출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과 인프라(기반시설)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수출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R&D) 등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중장기적으로도 성과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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