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 집을 찾는 사람들

조성일 2020. 11.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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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11탄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인 의식주 중 주거(住居)는 옷, 음식과 달리 그 변화가 더딘 편이다. 아마도 정주하여 산다는(to live) 것이 그만큼 복잡하고 결정할 것이 많으며, 그 결정에 있어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5도 2촌.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나머지 2일은 시골에서의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 자연스레 주거 형태에서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찾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7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었다. 의류 시장은 국내외를 아우르며 패스트패션을 선도하는 SPA 브랜드들이 세를 늘리기 시작했다. 미디어에 넘쳐나는 다양한 ‘먹방’은 어떠한가? 그러나 주거는 이제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독일의 주말농장 ‘클라인가르텐(텃밭이 딸린 소형주택)’으로 대변되는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그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치열한 도시 생활을 마치고 주말 동안 시골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두 번째 삶, 바로 세컨드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시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하는 요즘, 어떤 주거 형태가 떠오르고 있을까?

작은 집이 좋은 이유

전원에 넓은 땅을 산 뒤 대저택을 짓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주택은 입주하는 순간부터 감가상각이 발생한다. 큰 집, 비싼 집일수록 이 감가상각은 커지기 마련이다. 매해 내 자산가치가 꾸준히 하락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토지지가가 아무리 올라도 집에 대한 감가상각을 만회하기는 벅차고, 결국 전체 자산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도 무시하지 못 할 요소다. 도심 아파트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제 도심의 아파트를 팔고 지방으로 이주한다는 것은 큰 결심을 필요로 한다. 또한, 1가구2주택에 대한 과세 규제가 강화되면서 두 번째 주택의 규모 산정에도 신중해졌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움트고 있는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열망은 막을 수 없기에 주말주택, 이동식주택, 그중에서도 작은 집을 갖는 것으로 귀결되는 추세다. 정주는 도심에서, 휴식은 교외 세컨드하우스에서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논리를 넘어 실용적인 부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청소와 준비에 에너지를 할애하기엔 주말은 짧고 소중하다. 딱 필요한 것으로만 채워 가성비·가심비 높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구매 방식의 전환으로도 이어져, 마치 상품을 고르듯 집도 간편하게 사고 싶어 한다.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만 결정하면 규격화된 상품으로서의 집이 배송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작은 집 물결, 이젠 대세가 되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COVID-19 사태는 잔잔히 이어져 오던 ‘작은 집 열풍’에 촉매제가 되었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시대, 많은 이들이 잠시 도심을 등지고 숲속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도시 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인구 밀도가 낮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과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또한, ‘소확행’이라는 말의 유행에서 알 수 있듯, 사람들의 가치관에도 변화가 생겨 무엇인가 사는 것(to buy)에 집중하기보다 혼자 또는 가족이 함께 사는 것(to live)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옷을 사는 방식과 먹고 마시는 소비의 패턴이 달라진 것처럼 바뀐 주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우리 가족만의 작은 집, 아늑한 아지트, 숲속 작은 오두막.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있을까? 쇼핑몰을 이용하듯, 배달앱에 접속하듯, 작은 집 쇼핑에 나서보자. 글 : 이윤수



이윤수 _ ㈜간삼생활디자인

이 글을 쓴 이윤수 대표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였고, 미국 Indiana University, Kelley School of Business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하였다.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 설계 실무를, 대한민국 국회에서 정책보좌관을, 극동건설에서 전략기획업무를 담당하였고 현재는 건축공간에 라이프스타일을 더해 상품으로 제안하는 ㈜간삼생활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다. www.ghed.co.kr



구성 _ 조성일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11월호 / Vol.26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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