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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추 아들 의혹' 제보자 보호 두 달째 무소식..권익위, 의지는 있나

김민욱 입력 2020. 11. 10. 00:03 수정 2020. 11. 1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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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드러났는데 "법리 검토"
의대생 국시 중재도 지지부진

법리 검토 중, 아니면 팩트 조사 중.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예민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표명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권익위를 찾았지만 도움을 받을 길이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의혹’을 제기한 A씨는 지난 9월 14일 권익위에 공익신고자 보호 조치를 신청했다. A씨는 서씨가 부대에 없던 날 당직 사병이었다. 하지만 권익위는 두 달 가까이 “법리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한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신고자(A씨)는 여당 의원이 신분을 공개해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다”며 “신고자가 ‘욕설·모욕 표현으로 피해를 봤다’며 고소하겠다는 사람이 800명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선(先) 보호조치, 후(後) 검토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후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달라진 게 없다. 게다가 9월 28일 검찰 수사에서 “서씨의 미복귀 사실을 알고 직접 전화해 부대 복귀를 지시했고, 통화 이후 상급부대 간부가 찾아와 (서씨의) 휴가 처리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A씨의 말이 사실로 밝혀졌다.

A씨를 돕고 있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사실관계는 이미 검찰수사로 다 드러나 있다”며 “그런데도 계속 법리 검토 중이라니 참 답답하다. A씨가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휴가 특혜의혹을 무혐의 처리한 것을 핑계댈지 모르지만 공익신고 행위는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움직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권익위는 또 “공익신고자 대상에 군 휴가 특혜 관련 신고는 빠져있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협조자’라는 지위가 있다. 협조자는 공익·부패행위 신고와 관련해 진술·증언하거나 자료를 제출한 사람이 해당된다. 협조자가 되면 공익신고자와 같이 적극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권익위는 의대생 국가고시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재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의대교수협의회·대한의사협회 측은 권익위에 요청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 역시 감감무소식이다.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송현동 용지 매각 갈등도 권익위가 6월 중재에 나섰지만 아직 결론이 안 났다. ‘위법·불합리한 행정이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권익위의 존재 이유가 무색하다.

전 위원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신고자 보호는 정파나 이념과 상관없이 오직 국민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장관급 국무위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김민욱 복지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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