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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잠자다 "컥컥"..수면무호흡증, 겨울에 더 조심하세요

권대익 입력 2020.11.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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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고 옆으로 누워 자고 높은 베개 피해야
효과 좋은 양압기 치료 건강보험 축소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양압기 착용이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최근 양압기 사용의 건강보험 혜택을 축소하면서 학계와 환자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에 다니는 K(43)씨는 최근 몸무게가 10㎏이 넘게 늘어나 80㎏을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잠을 푹 자지 못해 낮에 졸리는 일이 잦고 특히 혈압도 높아졌다. 잠을 잘 때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컥컥” 소리를 내면서 잠깐씩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 아내의 권유로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진단 결과는 ‘수면무호흡증’이었다.


◇1시간에 10초 이상 5번 넘게 숨을 멈추면

코골이는 목젖 뒤쪽의 기도(氣道)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주위 구조물들이 떨리며 나는 소리다. 코골이가 더 진행되면 목젖이 인두벽을 완전히 막아 공기 흐름이 10초 이상 멈춘 상태가 수면 도중 반복된다. 잠자다가 10초 이상 숨을 멈추는 현상이 1시간에 5번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5년 2만8,975명에서 2019년 8만3,683명으로 최근 5년 새 연평균 72%씩 증가했다.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체내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게 되는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압ㆍ뇌졸중ㆍ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기온이 떨어져 혈관이 좁아지는 겨울에는 잠을 자다가 돌연사할 위험이 커진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고혈압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9.7배 높아진다. 심부전 발병 위험은 2.2배, 관상동맥 질환은 1.3배 높게 발생하는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크다. 자주 잠이 깨다 보니 주간졸림증이 심해지고 불안증ㆍ우울증ㆍ불면증 빈도도 심해진다. 이 밖에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는 뇌졸중도 정상인보다 1.6배 이상 높아진다.

수면무호흡증은 폐쇄형ㆍ중추형ㆍ혼합형 등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가장 흔한 유형이 폐쇄형으로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기도 주위 근육의 지방 침착, 비정상적인 혀 비대, 목젖ㆍ편도 비대, 구강 내 구조 이상 등으로 코와 입에서 폐로 이어지는 상기도(上氣道)가 간헐적으로 막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기도 등 호흡기 이상은 없지만 잠잘 때 호흡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조절하는 뇌의 호흡 중추가 불안정해서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비만하면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비만으로 인해 상기도 주위에 지방이 축적돼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ㆍ고혈압ㆍ천식 등이 있거나 담배를 피워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크거나 만성적인 코 충혈이 있어도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신경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배 이상 많을 정도로 남성에서 흔히 나타난다”며 “비만인 중년 남성이 심한 코골이와 함께 아침에 두통이 생긴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음주ㆍ흡연은 수면 중 기도를 더 늘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며 “최소한 6시간 이상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기도가 꺾일 수 있는 높은 베개는 피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수면제 복용은 오히려 호흡할 수 없는 시간을 늘릴 위험이 높아지기에 수면무호흡증 환자라면 복용을 삼가야 한다.

옆으로 누워 잠을 자도 수면무호흡증이 완화될 수 있다. 이승훈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ㆍ홍승노 서울대 보라매병원 교수 연구팀은 수면 호흡 장애를 가진 118명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와 비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로 분류해 똑바로 누운 수면 자세와 측면(왼쪽, 오른쪽)으로 누운 수면 자세를 상기도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캔으로 비교한 결과, 측면으로 누운 수면 자세에서 혀 뒤 공간의 최소 단면적이 38%가량 넓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잠자다가 10초 이상 숨을 멈추는 현상이 1시간에 5번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양압기 치료, 가장 효과 좋아

잠자다가 10초 이상 숨을 멈추는 현상이 1시간에 5번 이상 생기는 수면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는 몸에 센서를 부착해 수면 중 뇌파ㆍ호흡ㆍ산소 포화도ㆍ심전도ㆍ움직임 등의 다양한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한다.

치료는 행동요법ㆍ수술ㆍ양압기 치료ㆍ구강 내 장치 치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양압기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중 호흡할 때마다 양압기를 통해 공기를 상기도로 불어 넣어 상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치료 효과는 좋지만 매일 착용해야 하기에 실패한 환자도 적지 않다.

양압기 치료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월 2만원 정도였던 양압기 대여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을 축소했다. 이 때문에 환자 부담이 커져 대한신경과학회 등 관련 학회와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무호흡ㆍ저호흡 지수를 기존 5에서 10으로 높이고, ‘순응 기간’에 환자 본인 부담률을 20%에서 50%로 올렸다. 순응 기간이란 양압기 치료가 환자에게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기간으로 총 90일 중 연속되는 30일의 70%(21일)를 하루 4시간씩 사용해야 한다.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으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구강 내 장치 치료는 흔히 아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형태다. 입에 물고 자면 아래턱을 앞으로 내밀게 함으로써 상기도 개방성이 높아져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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