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라며 조롱당하는 다문화 출신..커져가는 차별과 혐오
[앵커]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에서 동양인이란 이유로 혐오 대상으로 공격받았다는 뉴스를 종종 접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차별은 국내에서도 다문화 가정 구성원이나 외국인일 경우 마찬가지로 겪고 있다고 합니다.
박찬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김 모 씨는 얼마 전 집에 가다 마주친 술에 취한 남성들로 인해 불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김○○/다문화가정 출신 : "제가 지나가니깐 저한테 갑자기 '야 코로나'라고 이렇게 부르시는 거예요. 혹시 저한테 코로나라고 하셨느냐고 하니깐, '우리랑은 상관 노(No)' 이러는 거예요."]
해명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역시 혐오 발언이었습니다.
[당시 촬영 영상 중 : "***아 앉아 봐. (욕하셨어요?) 얘들 내가 보니까 그거 뭐야 국내인 상대로 태클 거는 족(집단) 아니야?"]
[김○○/다문화가정 출신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고,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했어요. 이 시기에 코로나라고 듣는 거 자체가 엄연한 비하잖아요."]
한국말에 능숙하지 않아 항의가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은 더 심합니다.
3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 남성은 올해 초 넉 달간 공장 밖 외출이 금지됐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사업주가 외출을 막은 겁니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노동자 : "'이런 시간에 밖에 나가면 돌아오지 마세요. 밖에 나가면 너 비자도 없어' 이런 말도 엄청 들었어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에선 동양인 상대로 '코로나'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인종 차별이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도 다른 아시아 국가 출신들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겁니다.
[이제호/이주민센터 친구 상근변호사 : "인종차별이나 혐오 표현과 발언 그 자체만으로 인한 어떤 처벌이나 법적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명확히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다문화 가구원은 모두 106만 명.
피부색이나 국적 등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해선 안 된다는 차별금지법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선상원 심규일 서다은/영상편집:유지영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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