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받는 KBS '尹 총장 죽이기' 현정권 편 들어" 황상무 전 앵커 사표

현화영 2020. 11. 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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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뉴스가 현 정권의 편을 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황상무(56·사진) 전 앵커가 퇴사 의사를 밝히며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선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992년 KBS에 입사한 황 전 앵커는 사회부, 통일부, 정치부 등을 거쳤으며 뉴욕 특파원을 지냈다.

황 전 앵커는 올해 7월 'KBS 뉴스9 검언유착 오보 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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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게시판에 글 올려 "더이상 제가 머물 공간이 없다..극단의 적대 정치 편승해선 안 돼"
 
KBS 뉴스가 현 정권의 편을 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황상무(56·사진) 전 앵커가 퇴사 의사를 밝히며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선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KBS 뉴스9’와 ‘KBS 뉴스광장’을 진행했던 황 앵커는 지난 9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KBS에 더는 제가 머물 공간이 없어졌다. 그래서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5년 5월3일 피눈물을 삼키며 진행했던 아침 뉴스가 생각난다. 불과 몇 시간 전, 어린 자식을 영안실에 넣어놓고 돌아선 직후였다”라고 개인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황 전 앵커는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바쳤던 KBS였다. 하지만 이제 KBS에 대한 저의 의탁을 접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라고 꼬집으며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했다.

황 전 앵커는 “우리 사회는 지금 매일 욕지거리와 쌍소리 악다구니로 해서 뜨고 지는 세상이 됐다”는 김훈 작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말 그대로 온갖 말이 난무하는 사회다. 불행하게도 그 한가운데에 KBS가 있다. 자초한 일”이라며 “KBS가 우리 역사의 저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자학 사관을 버리고 과거 들추기를 접고 미래로의 전진을 역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92년 KBS에 입사한 황 전 앵커는 사회부, 통일부, 정치부 등을 거쳤으며 뉴욕 특파원을 지냈다. 2002∼2007년 ‘KBS 뉴스광장’을 진행했고, 2015년 1월부터 KBS ‘뉴스9’ 앵커직을 맡았다. 2018년 4월 양승동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교체됐다. 현재는 라디오뉴스팀에서 편집 업무를 맡고 있다.

◆진보 성향 후배 기자들로부터 퇴진 요구받기도…

황상무 전 ‘KBS 뉴스9’ 앵커. 뉴시스
 
황 전 앵커는 진보 성향의 KBS 후배 기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그는 2016년 ‘KBS기자협회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임’에서 “KBS기자협회는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 ‘민주노총 2중대 노조’라는 비판을 곱씹어 봐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2018년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소속 기자들은 “부당한 권력 비판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정부의 ‘확성기 노릇’에 매진한 자가 어떻게 아직도 공영방송 메인뉴스의 앵커를 하느냐”라며 그의 퇴진을 요구했다.

황 전 앵커는 올해 7월 ‘KBS 뉴스9 검언유착 오보 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서 그는 “KBS 뉴스가 미운털 박힌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에 나선 현 정권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라며 “방송 하루 만에 KBS 보도본부가 스스로 백기를 들고 ‘KBS 뉴스9’를 통해 사과 방송하는 코미디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라며 양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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