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보다 승용차가 빠른 서울"..중림·신림·중계·잠원 비교했더니

허남설 기자 2020. 11. 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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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자료사진. 권도현 기자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대중교통보다는 승용차를 이용할 때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동안 이동해 닿을 수 있는 지역이 승용차가 대중교통보다 4배 이상 많아 대중교통 경쟁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외곽지역에선 대중교통으로 1시간을 이동해도 닿을 수 있는 지역이 서울 전체의 3분의 1 정도에 그쳤다.

10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대중교통 서비스의 지역 형평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지역 대표성을 고려해 뽑은 14개 행정동 내 통계청 집계구에서 대중교통과 승용차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통행시간 측면에서 대중교통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보다 미시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기본 분석 단위를 행정동이 아닌 통계청 집계구로 삼았다. 집계구는 인구 300~500명을 기준으로 구획한 조사구역으로, 서울에서 1개 행정동엔 평균 45개 집계구가 있다.

분석 대상인 집계구가 속한 행정동은 중구 중림동, 서초구 잠원동, 동대문구 답십리동·장안동, 성동구 응봉동, 동작구 상도동, 영등포구 신길동, 성북구 돈암동, 서대문구 연희동, 종로구 평창동, 관악구 신림동, 송파구 위례동, 노원구 중계동, 금천구 시흥동이다. 서울 각 방위와 도심·외곽에 고루 분포한다.

■서울 전역에서 통행시간은 ‘대중교통>승용차’

연구진이 모든 지역에서 30분 이내 갈 수 있는 지역을 비교했을 때, 승용차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에 비해 그 범위가 평균 4.5배가량 넓어 통행시간 측면에서 경쟁력 우위를 보였다. 상도동은 승용차(181.9㎢)와 대중교통(27.3㎢)이 가장 크게 7배 가까이 차이났다. 도심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가장 좋은 편에 속하는 중림동도 승용차(242㎢)가 대중교통(48.7㎢)보다 5배 넓었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를 두고 “승용차를 이용하면 서울 거의 전 지역을 45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60분 이상 소용되는 지역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래픽=허남설 기자


지역별 차이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중림동과 잠원동은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 갈 수 있는 넓이가 평균 49.0㎢, 60분 이내는 평균 370.8㎢로 나타났다. 녹지와 하천을 빼고 ‘시가화 면적’을 기준으로 한 서울 넓이인 438.1㎢의 대부분을 1시간 이내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환승횟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두 지역에선 환승 1회 이하로 이동 가능한 넓이가 평균 407.6㎢로 서울의 93%에 달했다.

반면 신림동, 위례동, 중계동, 시흥동은 30분 이내 14.6~21.4㎢, 60분 이내 117.0~153.3㎢로 나타났다. 1시간을 가도 닿을 수 있는 넓이가 서울 전체의 35%에 그친 것이다. 중계동, 시흥동에선 환승 1회 이하로 갈 수 있는 면적이 각각 182.3㎢, 159.9㎢로 서울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지역 형평성 측면에서 대중교통 이동성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들 지역에 노선 신설을 통해 접근·대기·환승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BRT(간선급행버스) 확대, 급행열차 도입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PM(퍼스널 모빌리티·전동킥보드 등 개인 이동수단)이나 ‘따릉이’ 등 공공자전거 공급을 통해 대중교통 접근시간을 줄이는 것도 해법으로 꼽았다.

■대중교통보다 승용차에 더 ‘친화적’인 강남역

그래픽=허남설 기자


연구진은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의 지하철역인 강남역, 시청역, 여의도역 등 3도심지역의 대중교통 접근성도 별도로 비교했다.

분석 결과 서울 전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3도심으로 30분과 60분 이내 이동 가능한 평균 면적은 각각 71.9㎢, 373.6㎢로 나타났다.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1시간 이내에 강남, 시청, 여의도 지역에 진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대중교통과 승용차를 비교하면, 강남역은 30분 이내 도착 가능한 지역이 승용차가 대중교통보다 3배가량 넓었다. 반면 시청역과 여의도역은 승용차와 대중교통이 도달할 수 있는 면적이 8.6~18.7㎢ 정도 차이를 보일 정도로 비슷했다. 60분 이내로 범위를 넓히면 오히려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이 도착할 수 있는 면적이 더 컸다. 3도심을 놓고 보면 강남역은 대중교통보다는 승용차에, 시청역과 여의도역은 대중교통에 더 ‘친화적’인 환경인 셈이다.

연구진은 “여의도역, 서울역 주변에 버스·지하철 노선과 중앙버스전용차로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고, 상대적으로 강남과 동북지역의 도로 혼잡수준이 높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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