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사망일가족 가장 "제가 아내·아들·딸 죽였습니다" 시인

본인도 극단 선택 시도했지만 상태 호전

전북 익산시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과 관련, 혼자 살아남은 이 가족의 40대 가장이 자신이 가족을 모두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엄마와 자녀들의 사인은 각각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 가장 역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현재 호전됐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일가족의 가장 A(43)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 자녀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33분 익산시 모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43)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9)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A씨는 “채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아내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로 했다”며 “아이들과 아내를 먼저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부검 결과 A씨 아내는 목 부위 자상(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찔린 상해)으로 인한 과다출혈 쇼크, 아들·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각각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이들의 더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약물 반응 등에 대한 정밀 검사를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다. 이 같은 국과수의 1차 소견과 관련해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언론에 “이번 소견만으로 구체적 피의사실을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며 “조사를 더 진행해 사건의 실체를 밝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씨도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고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가족들에게서 외상이 확인됐고, A씨 몸에서 자해 흔적이 발견된 점, 외부 침임 흔적이 없고 집 안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서가 나왔다는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가족을 먼저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를 이거가고 있다. 무직으로 알려진 A씨는 수년 전부터 채무 변제 등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