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처럼 눈앞에 완벽 구현.. '시야각' 난제풀었다

박정일 2020. 11.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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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크기에 따라 상반되는 문제
광학소자 개발로 기존 한계 극복
반도체·디스플레이 개발 수반땐
자동화기기 등 실생활 구현 가능
지난 2016년 8월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템포드롬에서 열린 '삼성 기어 S3' 스마트워치 출시 행사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10일(현지시간)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논문으로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소개되는 성과를 거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안중권(왼쪽부터) 전문연구원, 원강희 전문연구원, 이홍석 마스터.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종합기술원 연구진 논문, 네이처 학술지에 게재

"아무것도 없는 작은 방, 손짓 한 번으로 몰디브의 붉은 석양이 수평선 위로 펼쳐진다. 황홀한 풍경에 감탄도 잠시, 돌아보니 방안은 어느새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으로 변해있다. 수많은 인파가 부딪칠 듯 다가오지만 서로를 인식하지 않는 듯 자연스레 스쳐 지나간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홀로그램 상용화란 난제의 해법을 찾아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이하 네이처)에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11일 자사 뉴스룸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둔 삼성전자 종기원 이홍석 마스터와 안중권, 원강희 전문연구원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들이 연구한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Slim-panel holographic video display) 논문은 현지시간 10일 네이처에 게재됐다.

홀로그램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눈앞에 대상이 있는 것처럼 3차원의 생생한 이미지를 형성해주는 기술이다. 안중권 전문연구원은 "사람은 물체의 깊이를 인식할 때 양안의 시차, 두 눈동자의 각도, 초점 조절, 운동 시차 등 많은 깊이 인식 단서들을 활용한다"며 "대부분의 3D 디스플레이 방식은 이들 단서 중 일부만을 제공하지만, 홀로그램은 빛을 완벽하게 복제해 모든 깊이 인식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물체가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로그램은 1947년 발명 이후 현재까지 물체의 빛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알려졌지만, 기술적 한계로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고화질의 실시간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화면의 크기, 시야각과의 상관관계 등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이 필요한데, 전문가들은 이를 구현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을 최대 난제로 꼽고 있다.

홀로그램은 화면을 키우면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가 좁아지고, 반대로 각도를 넓히면 화면이 작아지는 한계를 지닌다. 30° 시야각을 가지는 풀HD 홀로그램의 크기가 2㎜X1㎜라고 가정했을 때, 홀로그램을 200㎜X100㎜로 보기 위해 크기를 확대하면 반대로 시야각은 0.3°로 좁아진다.

종기원 연구진들은 좁은 시야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BLU(Steering-Backlight Unit)'라는 특별한 광학소자를 개발했다. 원강희 전문연구원은 "기존 10인치형 4K 해상도 화면은 0.6°의 아주 좁은 시야각을 제공하는데, S-BLU를 이용하면 관찰자 방향으로 영상을 꺾어 시야각을 약 30배 넓힐 수 있다"며, 시중에 사용되는 평판 형태의 얇은 디스플레이로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홀로그램 좌표값 계산을 기존의 점 대신 면 단위 연산을 사용해 단일 칩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정보 유실을 막으면서 과도한 샘플링을 하지 않는 조건을 적용해 알고리즘을 최적화 한 것이다.

원 전문연구원은 "실제 일상에서 홀로그램을 원활히 사용하기까지는 연구개발이 더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동화 기기에 가상의 홀로그램 키패드를 적용하거나 매장 키오스크에서 상품을 홀로그램으로 선택하는 등 제한된 용도와 크기로는 좀 더 일찍 실생활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그램이 일상 기술이 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와 그에 맞는 콘텐츠, 촬영 장치와 빅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프로토콜 등의 개발이 수반돼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제한된 용도라도 사용 범위가 점차 늘어나면, 이후 손가락 움직임이나 음성, 눈의 시선 추적, 뇌파 인식 등과 같이 비접촉식 UI(사용자 환경)을 적용해 쓰임새가 늘어날 것이라고 원 전문연구원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우리 눈이나 카메라로 현실과 구분하지 못 할 만큼 완벽하게 사물과 인물을 재현할 수 있다"며 "홀로그램 기술이 미래에 다른 감각(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재현 기술과 결합될 때,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런 면에서 미래에 홀로그램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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