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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로 버텨요"..20대 청년들이 추락한다

서유정 입력 2020. 11. 11. 20:28 수정 2020. 11. 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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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도저히 빚 갚을 형편이 안 되다보니 법원에 구제를 신청해 그 책임으로 부터 일단 벗어나는 절차가 개인 회생입니다.

올해 모든 연령대의 개인 회생 신청이 줄어든 반면 20대는 급증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 코로나19 탓에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인데요.

이제 하루 한끼 먹는 것도 힘든 게 아니라는 요즘 청년들의 이야기를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8살 신민준씨.

유명대학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2년째 직장을 구하지 못해, 가끔씩 들어오는 아르바이트 작업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신민준]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죠. 왔다 갔다 하는데… 내년이 됐을 때 이런 것들(주문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지? 다시 할 수 있나?"

더 큰 걱정은 빚입니다.

대학 시절 등록금 대출 1천700만원으로 시작해, 생활비 대출까지 받으며 쌓인 빚이 4천 3백여만원.

신용등급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이자까지 밀려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신민준] "모든 것들이 신용이랑 연동돼 있는 거잖아요. 0이 아니라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이제 내 의지가 아닌 걸로 시작돼 버리니까… 이렇게 살아서 뭔가 의미가 있을까?"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 학자금 대출빚을 진 대학생은 46만명.

대학생 7명 중 1명 꼴입니다.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이 2천 700만원(4년기준)에 달하다 보니, 집에 여유가 없는 학생들은 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학자금 대출 가운데, 소득이 없어도 매달 이자를 내야 하는 '일반 상환 대출'의 경우 6개월 이상 이자를 못 낸 학생이 5년새 1.7배로 늘었습니다.

[권순원/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본인이 벌어서 갚아야 하는데 취업이 어렵게 되면 학자금 상환할 수 있는 재정적 소스가 없는 거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연체율이 높아지고 신용불량자도 생기고…"

코로나가 부른 최악의 고용 한파.

고용 시장은 젊은층에 더 가혹해, 지난달 실업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40%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취업이 안 돼도 아르바이트를 하면 어떻게든 생활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없다는 것.

[권채원/대학 4학년] (사장님들도) 손님들이 많이 줄어서 아르바이트생들 많이 못 뽑고 있는 상황이고,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들은 더 시간을 줄여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주변에서 취업했다는 소식도 없고…"

방값이나 통신비, 교통비 등은 도저히 줄일 수 없어, 학생들은 먹는 걸 줄이고 있습니다.

학교 앞에서 자취하는 이 대학생의 점심은 편의점에서 산 900원짜리 삼각김밥 한 개가 전부입니다.

[김승지/대학 4학년] "가장 줄이기 쉬운 고정 지출 항목은 식비라고 생각해서, 같은 음식을 시킬 때에도 가장 저렴한 가격이 되는지 (확인하고)…"

하루에 한두끼만 먹는 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소범수/대학 4학년] "한 달 동안 거의 하루에 한 끼씩만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되게 배고픈 걸 못 참았었는데… 뭐 지내다 보니까 되더라고요."

이렇게 아끼며 애써도,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25살 이 모씨는 대학 졸업 후 취업해 월급 170만원을 아끼며 살던 중, 부모님 병원비 등으로 대출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적은 급여 때문에 은행 대출을 거절당한 이씨는 저축은행에서 20%대 고금리 대출을 받았고, 이 대출로 신용등급은 더 떨어져 사금융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200만원 300만원으로 시작한 빚은 1년만에 3천 5백만원으로 불어났고, 이씨는 결국 지난 8월 개인회생 신청을 했습니다.

[이 모씨] "이자만 봐도 (한달에) 110만원, 120만원 그 정도였어요. 일도 하기 싫었어요. 어차피 벌어봤자 다 거기(이자)로 나가는데… 안 되겠다. 더 이상 돌려막을 수도 없고…"

이렇게 빚에 허덕이는 젊은층이 늘면서 올들어 20대들의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전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늘어 21%나 급증했습니다.

[이환희/회생 파산 변호사] "300만원~500만원 빌린게 이자가 붙고 그걸 갚지 못해서 또 대출을 받아서 그걸 갚아 나가고 하다 보면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죠. 최근에는 취업난으로 인해서 생활자금 대출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20~30대들이 회생 신청을 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인식해 정부는 지난달부터 청년 채무 상환 유예제도의 대상을 원래의 30세에서 34세 이하로 확대하고, 유예 기간도 5년으로 연장해주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합니다.

[한영섭/내지갑연구소장] "(유예제도는) 문제를 모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볼 수 있죠. 청년세대들을 위한 별도의 금융기관을 만들거나 이들을 위한 별도의 금융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출발선에서부터 빚에 짓눌리고 생활고에 신음하는 20대 청춘들.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이제 꿈이나 미래를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창순, 김백승 /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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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기자 (teenie092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72207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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