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외교관들 노리고..사우디 '비무슬림' 묘지서 사제 폭탄 폭발(종합)

강주리 2020. 11. 1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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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로이터통신 보도.. 외교관 등 4명 부상

[서울신문]비무슬림 묘지서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연례 행사 진행 중 사제 폭탄 공격
프랑스 “비겁한 공격, 강력 규탄”
용의자 신원 안 밝혀져… 2주 전에도 테러
프랑스·오스트리아 이어 유럽 테러 비상

지난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하자 순찰 중인 경찰이 한 시민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AFP 연합뉴스
IS는 서방을 향한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면서 수많은 희생을 낳았다. 책 ‘정치적 부족주의’는 미국이 전 세계의 갈등을 좌우 구도로만 바라보는 실수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서울신문 DB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의 잇단 테러 공격으로 인해 유럽에서 희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연안 항구도시 제다에 있는 한 비무슬림(비이슬람교도) 묘지에서 11일(현지시간) 폭발로 여러명이 다쳤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오늘 아침 제다의 비무슬림 묘지에서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기념한 연례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사제폭탄 공격이 있었다”며 당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외교관들이 참석 중이었다고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프랑스는 이 비겁하고 정당하지 않은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는 사우디 주재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했으며 영국, 프랑스, 그리스 등의 외교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우디 프랑스대사관,
체류 자국민에 “신변안전 유의”

로이터는 그리스 정부의 한 관리를 인용해 제다에서 폭발로 4명이 가볍게 다쳤고 부상자 중 그리스인 1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사우디 당국은 그리스대사관 직원 1명과 사우디인 경비원 1명 등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우디 경찰이 현장에서 폭탄을 던진 한 남성을 붙잡은 뒤 이번 사건을 테러로 추정하고 조사하고 있다.

주사우디 프랑스대사관은 사건이 발생한 뒤 사우디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용의자나 피해자들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제다에서는 약 2주 만에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다의 비무슬림 묘지서 사제 폭탄 폭발, 4명 부상 - 2015년 9월 사우디 제다 구도심 거리. 프랑스 외교부는 11일 제다의 비이슬람 묘지에서 사제 폭탄이 폭발해 행사에 참석했던 유럽의 외교관 일부 등 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EPA 연합뉴스 2020-11-11

2주 전 제다 프랑스영사관서
경비원 흉기 찔려

‘무함마드 풍자 만화’ 보여준
프랑스 중학교 교사 참수
노트르담 대성당서 시민 3명 테러 사망
오스트리아서 총격 테러 24명 사상

지난달 29일에는 제다의 프랑스영사관에서 경비원 한 명을 흉기로 찌른 사우디인 남성이 체포됐다.

또 이번 폭탄 폭발은 최근 프랑스와 이슬람 국가들의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앞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했던 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지난달 16일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 의해 살해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고 옹호했지만, 이슬람 국가들은 신성모독이라며 반발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이들의 테러가 유럽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튀니지 국적의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시민 3명이 숨졌다.

이달 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로 시민 4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당일 경찰에 사살된 용의자 쿠즈팀 페즈줄라이(20)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을 가려다 적발됐으며, 테러 단체 가담 시 처벌하는 법률에 따라 2019년 4월 징역 22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같은 해 12월 석방됐다.

-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한 후 무장경찰이 국립 오페라극장 근처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한 직후 거리에서 무장 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프랑스 니스 테러 현장 -AFP 연합뉴스
‘참수 테러’ 벌어진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 튀니지 국적의 21세 남성이 10월 29일(현지시간) 흉기를 휘두른 ‘참수 테러’로 3명이 사망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2020.11.2 EPA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빈 총격 테러 이후
급진 성향 이슬람 사원 두곳 폐쇄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빈 총격 테러 사건 이후 급진적인 성향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두 곳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주잔네 라프 통합부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내무부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는 (지난해 12월) 석방된 이후 모스크 두 곳을 반복해서 방문했다”면서 “국내정보부(BVT)가 테러 용의자가 이들 모스크를 방문하면서 더 급진화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폐쇄된 곳은 빈 서부에 자리한 모스크로, 하나는 오타크링에 있는 멜리트 이브라힘 사원이고 다른 하나는 마이들링 지역의 타우히드 사원이다. 이 중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원은 한 곳뿐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이슬람종교공동체도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두 곳 가운데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원 한 곳이 교리와 국가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폐쇄됐다고 밝혔다.

-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한 직후 무장 경찰이 슈베덴플라츠 광장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佛·오스트리아 잇단 테러에
영국, 테러위협 경보 상향조정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으로 의심되는 테러가 발생하자 영국이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합동테러분석센터(JTAC)가 영국의 테러 경보를 ‘상당’(substantial)에서 ‘심각’(severe)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심각’은 ‘위기’(critical)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 5단계로 이뤄진 테러 위협 경보는 ‘위기’-‘심각’-‘상당’-‘보통’(moderate)-‘낮음’(low) 등이다.

영국의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은 국내정보국(MI5) 산하 독립기구인 합동테러분석센터의 권고를 토대로 결정된다.

파텔 장관은 “대중은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활동은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표현의 자유는 소중하다” -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레퓌블리크 광장에 운집해 ‘나는 교사다’라고 쓴 플래카드와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의 초상화 등을 들고 이틀 전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희생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를 추모하고 있다.파리 로이터 연합뉴스
- 에마뉘엘 마크롱(앞쪽) 프랑스 대통령이 중학교 교사 참수 테러가 발생한 지난 16일(현지시간) 파리 북부 콩플랑생토노린의 학교 앞에서 언론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파리 AF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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