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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탈세 고발 없는데 윤석열 부인 회사 과세자료 수색

강광우 입력 2020. 11. 12. 00:02 수정 2020. 11. 1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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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협찬 의혹 수사 본격화
수뢰 혐의와 무관, 별건수사 논란
세무당국은 영장 발부받기 쉬워
"앞선 영장 통기각 만회용" 지적

검찰이 11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과세자료를 확보하면서 ‘전시회 협찬’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정용환 부장)는 이날 “세무당국에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임의제출받는 형식으로 해당 전시기획사의 과세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사팀은 최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전시회에 협찬한 기업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통째로 기각당했다. 법원은 당시 “수사 대상자가 주요 증거들을 임의제출할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기각 사유를 적시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기초자료부터 들여다본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날 과세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별건수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수사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연대가 지난 9월 윤 총장과 김씨를 특가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한 2019년 6월의 한 전시회와 관련해 당초 4곳이던 대기업 협찬사가 윤 총장의 검찰총장 지명 시점을 전후해 16곳으로 늘어난 걸 문제 삼았다.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암묵적 청탁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시 고발장에 탈세 관련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검찰의 한 간부는 “탈세 고발이 없는데도 과세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별건수사이자 표적 수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앙지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 수사를 할 때 과세자료는 회계자료와 계좌와 함께 참고할 수 있는 자료”라며 “적어도 지금까지는 탈세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중앙지검이 이날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다”고 공지한 데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법원이 김씨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통째 기각하면서 ‘성급한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조처 아니냐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 이후 급하게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것”이라며 “세무당국에 임의제출 협조 의사를 먼저 물어본 후 법원에 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자택이나 사무실에 대한 영장과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영장은 혐의 소명의 수준이 전혀 다르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가기관 대상의 영장은 업무 협조 차원의 요식 행위일 경우가 많아 영장 발부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의미다.

한 세무당국 관계자는 “국세기본법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등 일부 조건에 의해서만 과세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필요한 과세자료가 있으면 협조 요청을 해오는 경우가 80~90%이고, 이후 요건을 갖추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 온다”고 설명했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이 이번 영장 발부로 영장 통째 기각 사실이 만회됐다는 듯 공지했다”며 “법원이 엄격히 심사하는 영장과 기계적으로 발부하는 영장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강광우·정유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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