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눈에 확 띄는 감지센서.. 손쉽게 피해서 철책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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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를 거쳐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를 뚫고 남하한 북한 남성 A 씨가 철책을 타 넘었는데도 정상 작동하던 철책의 감지센서(광망)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3일 A 씨는 GOP 철책과 윤형철조망 부근에 설치된 감지센서 등 두 단계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모두 뚫고 남하했다.
사건 발생 직후 군은 해당 철책에 구축된 경계시스템이 오작동한 탓에 A 씨의 월책 과정에서 감지센서가 울리지 않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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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km구간 과학화 경계시스템, 무방비로 뚫릴 치명적 오류
1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3일 A 씨는 GOP 철책과 윤형철조망 부근에 설치된 감지센서 등 두 단계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모두 뚫고 남하했다. A 씨는 먼저 감지센서가 부착되지 않은 첫 번째 철책을 넘은 뒤 두 번째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를 접촉하지 않은 채 철책을 타고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철책에 부착된 감지센서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철책을 절단하거나 구부리지 않고 매달려 넘을 경우 감지센서가 무력화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중철책 사이엔 성인 남성이 서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다.
철책을 타고 올라간 A 씨가 철책 위에 설치된 윤형철조망을 넘는 과정에서도 상단 감지센서는 울리지 않았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A 씨가 넘은 윤형철조망에서 눌린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A 씨가 상단 감지센서를 회피해 윤형철조망을 타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동·서부전선 250km 구간 철책에 똑같이 구축돼 있다. 한 군 관계자는 “근무자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실시간으로 침투 인원을 식별하지 못한다면 월책으로도 전방이 무방비로 뚫릴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군은 해당 철책에 구축된 경계시스템이 오작동한 탓에 A 씨의 월책 과정에서 감지센서가 울리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이후 합참 조사에서 감지센서는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부대에서 잦은 오작동으로 철책 센서의 감도를 최저로 낮춰놨다는 부분도 확인 중이다. 결국 이번 사건을 통해 적의 침투를 빠르게 인지하기 위해 구축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철책을 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에조차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사건 경위를 언론에 브리핑한 합참은 해당 부대에 대한 전비태세검열단의 조사 결과를 추가로 설명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11일 사건이 벌어진 철책이 아닌 다른 철책들을 점검하기 위해 조사 인원을 추가로 해당 부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A 씨가 북한군이 아닌 일반 주민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합참의 설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상 철책을 잡으면 철책에 부착된 광망을 반드시 잡게 돼 있다. 광망을 건드리지 않고 철책을 넘으면 된다는 사실을 아는 민간인이 있겠느냐”고 했다. A 씨의 귀순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관계당국은 추후 현장 검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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