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부실-축소수사, 그때마다 이성윤 측근 있었다

표태준 기자 2020. 11. 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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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이 간판이 없는 채로 비어있다(아래). /뉴시스

작년 서울남부지검과 올해 서울중앙지검이 각각 진행한 옵티머스 관련 수사를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수사 모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경희대 법대 직계 후배인 오현철 현 남부지검 2차장이 담당 부장검사였고, 공히 ‘축소수사 의혹’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철 차장은 2018년 9월부터 작년 7월까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으로 ‘성지건설 인수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성지건설 사건은 2018년 옵티머스 일당이 펀드 투자금을 이용해 성지건설 경영권을 확보하려 한 사건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남부지검은 옵티머스 피해자 A씨로부터 ‘옵티머스가 펀드 자금으로 여러 기업을 무자본 인수, 합병한 뒤 자금을 횡령하고 있으며, 펀드 자금 세탁에 셉틸리언이라는 회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셉틸리언은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최대주주인 곳이다.

이후 작년 9월 남부지검은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당시 남부지검은 성지건설 인수 자금이 옵티머스에서 흘러나온 사실을 파악했다. 특히 수사팀은 최근에야 금감원 조사로 옵티머스의 자금 세탁 창구라는 사실이 드러난 인터호라이즌, 하이캐피탈대부, 엔비캐피탈대부 등의 계좌까지 추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옵티머스 일당은 남부지검의 수사가 진행되던 와중에도 이 업체들을 통해 펀드 자금을 세탁하고 일부는 김 대표 등이 개인 계좌로 입금해 횡령한 것으로 최근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남부지검은 작년 10월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등 ‘꼬리’만 기소하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은 제외했다.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당시 남부지검을 상대로 로비가 있었다고 했다. 한 옵티머스 관계자는 “당시 남부지검에서 검사는 2명이 사무실 압수수색을 나왔는데 중간에 어떤 전화를 받더니 끝났다며 그냥 돌아가더라”며 “당시 김재현 대표는 신모씨가 수사를 막았다며 대단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신모씨는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으로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도 검찰 조사에서 “김 대표가 당시 수사를 (로비스트인) 신씨가 막아줬다고 말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차장검사는 본지 통화에서 “내가 (작년 8월) 인사가 나기 전까지 성지건설 사건은 계좌추적만 이뤄졌다”며 “옵티머스 사무실 압수수색은 내가 남부지검을 떠나고 이뤄졌고 로비스트 신씨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올 6월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면서 ‘펀드 사기’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사건을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성윤 지검장은 이례적으로 이 사건을 일반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조사1부에 배당했다. 당시 조사1부장 역시 오현철 차장이었다.

조사1부는 몇 달간 ‘여권 수사’를 뭉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 초기 청와대와 정치권 인사 등 20여명의 실명이 적힌 옵티머스 문건 등을 확보하고도 로비 수사를 전면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성윤 지검장이 옵티머스가 여권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측근인 오현철 검사에게 초기 사건을 맡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오 검사는 지난 9월 남부지검 2차장으로 옮겨 라임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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