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0.3%P차 버티기..조지아, 결국 수작업 재검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가운데 경합주 중 하나였던 조지아가 결국 재검표를 결정했다. 트럼프 측은 표차가 비교적 적었던 주에서 잇따라 재검표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대선 결과의 공식 인증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당선인이 1만4000표 차이로 승리한 조지아주의 브래드 래팬스퍼거 국무장관은 "득표 차가 너무 작아서 모든 카운티에서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일단 선거 결과를 인증해야 하는 기한인 오는 20일 전까지 재검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지아주 법에 따르면 표 차이가 0.5%포인트 이내일 경우 패자는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표차는 0.3%포인트다. 조지아주의 브래드 라펜스퍼거 국무장관은 "전자 개표기의 정확성에 대한 믿음이 있어, 재검표가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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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4개주, 승자 인증 미뤄져
각 주의 선거 관리들은 개표 작업을 마친 뒤 투표 총계를 확인하고 과정과 결과를 검증해 해당 주에서의 승자를 인증한다. 조지아주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는 23일, 위스콘신주는 17일이 선거위원회에 결과를 인증해야 하는 기한이다. 현재 주정부가 승자 인증을 완료하기 전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곳은 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 등 4개주다.
WSJ에 따르면 애리조나에서는 아직 누구 표인지 확정되지 않은 4만6000표에 대해 정밀 점검에 들어간다. 1만 5000명 이상이 해당 표에 대한 재검표 준비를 완료했다. 이 지역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에 1만2800표(0.39%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7만3000표 이상 앞선 노스캐롤라이나는 아직 개표 자체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12일까지 부재자 투표를 받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하루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선거일 이후 3일까지 우편투표를 받았는데, 이 기간에 접수된 1만개의 투표용지가 여전히 논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유효표로 인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며, 현재 관련 소송이 연방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다만 WSJ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4만7500표 이상 나는 만큼 문제의 우편투표가 무효표가 되더라도 바이든의 승리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마크 브르노비치 애리조나주 법무장관(공화당 소속)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개표하지 않은 표를 확인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망했다. 미개표 투표용지가 5만표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려면 이 중 65%를 차지해야 하는데 통계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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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측 부정선거 의혹 제기도 잇따라
한편 트럼프 캠프 측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폭스뉴스에는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에서 선거 관리로 일했다는 익명의 인물이 음성 인터뷰로 '부정선거 정황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기투표 기간 중 민주당 측 차량 주변에서 흰색 봉투가 나뒹굴고 이리저리 찢겨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봉투를 가진 사람들이 차량에 기대 어떤 종이에 기표하는 모습도 봤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에선 이런 부정투표 목격담을 포함한 진술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진술서에는 "투표에 유효한 신분증 없이도 투표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난 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최소 3~4개 혹은 10개 주에서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50명이 넘는 증인과 45만개의 적법하지 않은 우편투표용지를 증거로 확보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특히 펜실베이니아에선 수십만 표가 완전히 무효라며 결과를 바꿀 정도의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며 주별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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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NYT "부정선거 증거 없다" 특집기사 내고 반박
이같은 의혹 제기에 CNN과 뉴욕타임스(NTY) 등 주류언론들은 "투표가 부정하게 치러졌다는 증거가 없다"며 일제히 부정선거 주장을 반박했다. NYT는 11일(현지시간) 톱기사로 모든 주의 선거 총 책임자에게 '부정 선거의 증거나, 부정 선거로 의심될 만한 징후가 있었는지' 문의한 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부 주에서는 이중 투표의 사례, 기술적 결함, 사소한 수치 오류가 보고됐으나 이미 해결됐다고 NYT는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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